국제 국제일반

日 하토야마 정권 '최대 위기'

오자와 정치자금 의혹… 지지율 추락… 디플레 심화…<br>오자와 "참의원 선거로 재신임" 정면돌파 의지



일본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정권이 출범 120일을 갓 넘긴 시점에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민주당은 정권 창출의 주역인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간사장이 정치자금 의혹에 휩싸여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데다 내각 지지율이 지난해 9월 춤범이후 최저치인 40% 안팎으로 추락했다. 엔화 약세를 통한 수출 증대에 초점을 맞춰 연초 단행한 간 나오토 재정상의 임명도 미국 측의 반발로 쉽사리 실현시키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에선 경제 성장이 멈추고 물가상승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디플레이션 현상이 심화되면서 90년대'잃어버린 10년'에 이어 또 다른'잃어버린 10년'이 도래하는 것은 아닌지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8일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검찰과의 전면전을 선포한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민주당 간사장은 오는 7월의 참의원 선거로 국민의 신임을 재확인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오자와 간사장은 자신의 정치자금 의혹 때문에 전현직 비서 3명이 체포됐지만 17일 나가사키(長崎) 당지부 행사에 참석한 데 이어 18일에는 후쿠이(福井)시를 방문했다. 그는 나가사키 민주당 지부 행사에서"저는 신념에 따라 정권교대가 가능한 민주주의를 일본에 정착시키는 것을 최대의 꿈으로 삼아 실천해 왔다"면서 "국민이 최종 판단할 기회는 선거밖에 없으며, 꼭 선거로 의사를 표시해 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는 정치자금 수사로 코너로 몰리고 있는 오자와 간사장과 검찰 가운데 어느 쪽이 옳은지 오는 7월 예정인 참의원 선거에서 국민의 판단을 묻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작년 봄 불법 정치자금 수수로 민주당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직면했던 최대 정치 위기를 8.30 총선에서의 대승으로 극복했듯이 이번 위기도 참의원 선거의 승리로 한 판에 만회하겠다는 심산인 셈이다. 하지만 자신 때문에 민주당과 내각 지지율이 급락하는 상황이어서 참의원 선거가 있는 7월까지 오자와 간사장이 버틸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는 게 현지 언론들의 지적이다. 최근 실시된 여론 조사에서 일본 국민의 67%(아사히신문)~70%(요미우리신문)가 오자와 간사장이 전현직 비서 3명의 체포에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요미우리신문 조사 결과 오는 참의원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를 찍겠다는 응답은 28%(직전조사 35%)로 떨어져 자민당의 21%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당 대표인 하토야마 총리가 검찰 수사와 관계없이 오자와 간사장 체제를 고수하겠다고 선언했고 16일 당 대회도 이를 거당적으로 승인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민주당의 리더쉽이 흔들릴 수 밖에 없으리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의 한 고위 관계자는 "오자와 간사장이 스스로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검찰의 참고인 조사에 응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경기 침체와 함께 점차 멀어져 가고 있는 민심이 민주당으로 다시 모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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