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보철강 어제 재산보전처분 100일/경영정상화 틀잡기“일단성공”

◎수출·내수 순조… B지구공장 내달 착공/조건 까다로워 인수기업 선정엔 어려움한보철강이 14일로 재산보전처분이 내려진지 1백일을 맞았다. 한보는 지난 2월4일 손근석 보전관리인(전 포스코개발회장)이 취임한 뒤 1백일간 「회사 살리기」에 주력, 경영정상화의 틀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95년 완공된 A지구(열연강판 철근)는 정상조업을 달성했으며 B지구(코렉스 등) 건설도 채권은행단의 추가자금 지원결정에 이은 설비진단과 경제성 분석을 거쳐 조만간 재개될 움직임이다. 특히 제일은행을 비롯한 채권은행단이 지난 13일 「한보채권은행단 운영회의」를 열고 오는 7월15일 한보철강 매각입찰을 실시키로 결정, 인수에 관심있는 기업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와 삼성, LG 등 주요그룹들이 당진제철소에 눈독을 들이고 있으며 강원산업과 동국제강 등도 컨소시엄 형식의 인수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물론 이들 기업은 겉으로는 냉담한 입장으로 일관하고 있다. 현대는 『우리가 추진하려는 것은 고로방식의 일관제철소여서 코렉스방식의 당진제철소에 관심이 없다』고 거듭 밝히고 있으며 삼성은 『자동차 때문에 투자여력이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LG 역시 『당진제철소를 인수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인수조건에 따라 이들 재벌기업은 물론 철강전문업체들이 적극적으로 달려들 공산이 크다는게 은행권의 분석이다. 한보는 보전관리에 들어간 이후 조업률향상 조치에 따라 지난 3월20일, 부도 45일만에 A지구 봉강 및 열연공장의 정상가동에 들어갔다. 수출을 다시 시작했으며 국내판매에도 주력, 부도당시 33만톤에 이르던 재고가 4월말 현재 12만5천톤으로 크게 줄어 적정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보 관계자는 『이달 생산규모가 지난 95년 3월 공장 가동이래 최고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지구 공장 건설은 오는 6월1일 다시 시작될 전망이다. 냉연공장은 올해 12월, 열연공장은 내년 2월 준공 예정이다. 한보는 B지구 열연 및 냉연공장이 준공되면 자체자금 창출능력이 두배로 늘어나 경영정상화를 크게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재산보전관리인단의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보전관리 상태에서는 장기적인 비전 제시나 자율책임 경영이 제한되기 때문에 회사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 제3자 인수가 빠른 시일안에 추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보철강은 채권은행단측에 인수기업 물색 및 인수희망 기업과의 매각협상을 촉구하고 있으며 빠르면 내달중 인수기업 공개선정 작업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재산보전관리인단은 지난 4월16일 당진제철소에서 기업설명회를 갖고 한보철강의 시장가치가 5조원에 이르며 이 경우 적정수익율이 7% 선이라고 밝혔다. 이와는 별도로 안건회계법인이 정밀조사를 벌이고 있는데 오는 6월께 그 결과가 공개될 전망이다. 채권은행단은 이를 토대로 인수기업의 자격과 금융조건등을 포함한 인수조건을 기업들에게 제시할 계획이다. 그러나 재산보전관리인단과 채권은행단의 이같은 「희망」이 오는 7월15일로 예정된 공개입찰에서 성취될지는 미지수다. 기업들은 당진제철소의 사업성에 아직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으며 한보철강호를 모는 「사공」이 많은 점도 일관성있는 매각추진을 가로막고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지난 3월 『당진제철소를 5월중 공매에 부치겠다』고 밝혔지만 주무부처인 통상산업부와 재산보전관리인단은 『금시초문이다』는 반응이었고 매각절차는 제대로 진행되지도 않았다. 재산보전관리인단은 지난 4월16일 부랴부랴 「한보철강 설명회」를 급조, 주요그룹들의 인수의사를 타진했으나 이날 행사에 참석했던 기업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채권은행단은 당진제철소 추가자금 지원을 놓고 한동안 실랑이를 벌이다가 이번에 합의했지만 계획대로 자금이 집행될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한상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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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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