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부 환율 안정의지 표명 배경과 전망

수출기업들 적응 돕기위한 속도조절이 관건…1천60원 마지노선 의지 표명 분석

정부가 외환시장의 안정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표명하면서 원.달러 환율의 가파른 급락세에 일단 제동이 걸렸다. 이헌재 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22일 오전 서울시내한 호텔에서 만나 환율방어를 위한 발권력 동원 등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이날 외환시장은 정부의 외환시장 안정의지에 화답하듯 급락세가 주춤하고있다. ◆정부, 시장에 환율 안정의지 표명 이 부총리와 박 총재의 이날 회동은 재경부와 한은이 환율안정을 위해 `제대로'공조체제를 펼 것이라는 인상을 심어줬다. 외환시장의 한 딜러는 "최근 재경부와 한은이 갈등을 빚어온 것처럼 시장에 비쳐졌다"며 최소한 손발이 맞는 환율대응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시장에서 나오고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번 회동으로 환율 급락세에 대응하기 위한 `실탄'이 확보됐으리라는추측이 달러 투매세를 막고 있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한국은행에 보다 과감하고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고밝히고 `한은의 발권력 동원을 주문했냐'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동안 외환시장은 정부의 환율 방어용 자금이 소진됐다는 판단하에 원.달러 환율의 추가적인 급락세를 예상하고 움직였다. 실제 올해 외환시장 안정용 국고채 발행한도는 18조8천억원이며 이날 발행되는1조원을 포함해 이미 17조원을 쓰고 1조8천억원이 남아있으나 지난 2001년에 발행돼이달말에 만기가 돌아오는 3년만기 외평채 1조2천억원을 상환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외환시장 안정용 국고채는 모두 소진된 것이나 다름없는 상태다. 이에 따라 올해 원화가치의 상승률은 주요국중 제일 높았다. 특히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재경부의 역외선물환(NDF) 개입 의혹이 제기되면서 정부가 적극 환율방어에 나서지 못하리라는 판단이 시장에 만연해 있었으나 이날회동은 일단 이런 판단의 강도를 누그러뜨렸다. ◆환율 급락세 주춤...속도 조절 성공할까 이날 외환시장에서 1달러당 1천62원으로 출발한 원.달러 환율은 한때 1천60원까지 떨어졌으나 이 부총리와 박 총재의 회동소식이 알려지면서 오전 11시10분 1천63원대로 반등했다. 기본적으로 시장에서 달러 투매세가 멈칫한데 따른 것이다. 국민은행 이승식 차장은 "정부가 수출까지 무너지면 안된다는 인식속에서 1천60원을 마지노선으로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판단된다"며 "외화예금으로 들어와 있는 220억달러 규모의 달러예금에서 투매세가 멈췄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린스펀의 달러약세 용인발언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중장기적으로는 1천50원선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예상이 아직 시장에 지배적이며 엔화나 유로화의 움직임이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면 우리 정부도 어쩔 수 없으리라는 계산이다. 다만, 달러화 약세의 수준보다 속도조절이 중요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연구위원은 "전세계적인 달러화 약세속에 추세 자체를 반전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원.달러 환율 하락에 수출기업들이 적응할 수있도록 속도조절을 하는게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경수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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