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특허공세에 입지가 좁아진 안드로이드 진영이 오는 19일을 '반격의 날'로 잡았다. 삼성전자가 구글과 공동으로 개발한 '갤럭시 넥서스'를 선보이고 모토로라도 야심작인 '드로이드 레이저'을 앞세워 기선 제압에 나선다. 이날은 공교롭게도 애플의 4ㆍ14분기(7~9월) 실적발표(현지시간 18일) 직후인 점에서 양측의 팽팽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구글은 19일 오전 홍콩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아시아D 콘퍼런스'에 갤럭시 넥서스를 공개한다. 이날 행사에는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과 앤디 루빈 구글 모바일 수석부사장이 참석해 벌써부터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갤럭시 넥서스는 구글의 차세대 운영체제 안드로이드 4.0버전(아이스크림 샌드위치)을 세계 최초로 탑재한 레퍼런스(기준)폰이다. 레퍼런스폰은 최신 운영체제를 가장 먼저 탑재해 다른 휴대폰 제조사와 모바일 개발자에게 본보기를 보여주는 제품이다. 삼성전자와 구글은 올 2월에도 안드로이드 2.3버전(진저브레드)를 탑재한 '넥서스S'를 내놓고 끈끈한 협력관계를 과시했다.
갤럭시 넥서스는 앞서 삼성전자가 출시한 '갤럭시S2'의 사양을 일부 개선했다. 곡면유리를 적용한 1280×720 해상도의 4.65인치 슈퍼아몰레드 디스플레이와 1.2㎓ 프로세서를 갖췄다. 4세대(4G) 이동통신기술인 롱텀에볼루션(LTE)에 500만화소 카메라, 32GB 내장메모리 등을 탑재했다.
시장의 관심은 베일에 싸인 새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쏠리고 있다.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는 기존에 스마트폰(진저브레드)과 태블릿PC(허니컴)로 나뉘었던 운영체제를 하나로 통합해 처리속도의 편의성을 대폭 개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최근 아이폰4S를 통해 선보인 '시리'와 같은 첨단 음성제어기술이 탑재될지도 관심사다.
모토로라도 이날 전략 스마트폰 드로이드 레이저를 전세계 동시 발표하고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 드로이드 레이저는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이후 출시되는 첫 스마트폰이라는 점에서도 시장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960×540 해상도의 4.3인치 슈퍼아몰레드 디스플레이와 1.2㎓ 듀얼코어 프로세서, LTE 이동통신과 800만화소 카메라 등을 갖췄다. 앞서 선보인 티저(맛보기) 광고에는 세계에서 가장 얇은 LTE 스마트폰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모토로라는 제품 이름에 레이저를 넣어 과거 휴대폰 사상 최대 판매량을 기록한 '레이저폰'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지난 2005년 선보인 레이저폰은 출시 2년 만에 5,000만대가 판매된 뒤 2009년 단종되기까지 모두 1억3,000만대 이상 팔렸다. 애플 '아이폰 시리즈'는 2007년 1월 이후 누적 판매량이 약 4,800만대 수준이다.
한편 애플은 이날 4ㆍ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매출에서는 사상 최대치를 이어간 것으로 전망되지만 스마트폰 판매량에서는 삼성전자에 추월 당한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전자는 지난 3ㆍ4분기 2,900만대 안팎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사상 처음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1위로 올라섰다. 반면 애플은 같은 기간 약 2,200만대의 아이폰을 판매해 2위로 밀린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