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문화인프라 2000] 유세준 DSM사장 인터뷰

사업자 구도를 조기에 결정짓고 내실있는 방송을 위한 준비에 바로 들어가자는 겁니다. 위성방송을 졸속적으로 시작하면 실패는 불을 보듯 뻔합니다. 질이 낮은 프로그램은 시청자들로부터 외면받을 수밖에 없고, 결국 위성방송 사업체가 더욱 부실하게 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서울 예술의전당이 건너다보이는 아리랑TV 건물 11층, DSM 사장실에서 만난 유세준(劉世俊) DSM(DACOM SATELLITE MULTIMEDIA SYSTEM)사장은 『통합방송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다니, 꿈인지 현실인지 아직도 어리둥절하다』며 다소 상기된 어조로 『지금부터 준비만 잘 하면 우리나라 위성방송 사업의 미래는 밝다』고 밝은 표정을 지어보였다. -「단일 그랜드컨소시엄」에 대해서 설명해 주시지요. ▲우선 우리나라 위성방송 시장은 규모가 작아서 2개 이상의 사업자가 경쟁하는 체제로 가면 한 업체가 시장을 70%이상 점유하더라도 사업을 시작한지 10년동안은 적자상태에서 허덕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위성방송 사업자가 「단일화」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여기에 더해 「그랜드컨소시엄」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같이 위성방송사업의 기반조건이 열악한 경우에는 장비·프로그램 제작 공급, 프로그램 유통, 금융 등의 역량을 가진 여러 기업들이 힘을 합쳐야 합니다. 뿐만아니라 그랜드컨소시엄은 거대규모의 신규업자를 선정할때마다 말썽이 되었던 특혜시비도 원천적으로 차단할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단일 그랜드컨소시엄에는 어떤 업체들이 어떤 형태로 참여하게 됩니까. ▲프로그램 공급사·위성장비 제조업체·프로그램 유통영업사·금융기관·외국인 사업자 등 위성방송 사업에서 각자 기능적으로 특화된 역할을 할수 있는 5~6개 업체가 10% 안팎의 동등지분으로 공동경영권을 갖게 됩니다. 현재 DSM은 컨소시엄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 업체와 긴밀한 협조체제를 만들어가고 있고, 이미 수십개 업체와 양해각서를 교환한 상태입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수평적 관계의 컨소시엄의 모델은 일본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일본의 위성방송업체인 SKYPERFEC TV는 이토추·소니·소프트뱅크·후지TV·NEWS CORP 등 5개 업체가 각각 11.4%의 동일한 지분을 갖고 장비·프로그램 제작·경영·재무·해외영업 등을 나눠 맡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SKYPERFEC은 조직간의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고 경영의 효율을 극대화시킬 수 있었습니다. -위성방송의 사업성을 어떻게 보십니까. ▲사업초기 자본금 총액은 3,000억원, 사업 시작후 5년까지 필요한 자금은 모두 2조5,000억원 정도로 잡고 있습니다. 위성방송이 정착돼 사업개시 4년차에 가입자가 120만명이 된다면 경영수지는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수 있다고 봅니다. 또 6년차에 가입자가 350만명으로 늘어난다면 누적적자를 완전히 털어내고 그 다음부터는 수익을 거둬들이기만 하면 됩니다. -위성체를 소유하고 있지않은 DSM이 위성방송 사업자로 부적격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전세계적으로 위성방송 사업자가 위성체를 소유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을 제외하고는 없어요. 위성체라는 커다란 비용요인을 떠안고 수지를 맞추기는 힘듭니다. 위성방송 사업자가 경매를 통해 위성체를 소유하도록 법제화되어 있는 미국의 경우, 94년부터 방송을 시작해 현재 400만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DIREC TV도 사업개시 7년이 되도록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어요. 반면 룩셈부르크의 ASTRA라는 회사는 위성체를 10개 이상 관리하면서 유럽 각국의 위성방송 사업자에게 빌려줘 거액의 임대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위성방송 사업자가 위성을 빌려쓰고, 위성체 업체가 위성을 빌려주는 것이 양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공생(共生)의 길이라고 믿습니다. -새로 시작되는 위성방송은 어떤 채널이 몇개나 운영됩니까. ▲현재 무궁화 3호 위성이 제공해줄 수 있는 채널이 168개입니다. 그 중에서 우선 70여개의 채널로 방송이 시작될 거라고 봅니다. 기존의 케이블TV PP(프로그램 공급자) 29개, 신규채널 30여개에 공익채널·프로그램 안내채널 등이 추가될 예정입니다. 여기에 주문형 비디오 채널 10여개를 더하면 70여개 채널이 됩니다. 한편 위성방송은 올해 6~7월께 사업자를 선정하고 내년 하반기부터 본방송이 시작된다. 『위성방송을 제대로 하려면 지금 남은 시간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劉사장은 인터뷰 도중 『바쁘다』『시간이 없다』는 말을 수차례 반복하면서도 「단일 그랜드컨소시엄」의 조기성사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문성진기자HNSJ@SED.CO.KR

관련기사



문성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