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가입자 폭증 속 청약기회는 줄어 대기수요만 양산

[주택 시장 발목 잡는 천편일률적 청약제도] 제자리 못찾는 청약통장

내 집 마련의 보증수표로 인식됐던 청약통장의 인기가 점차 시들해지고 있다. 특히 공공과 민영을 모두 아울러 '만능통장'으로 불리는 주택청약종합저축조차 도입 2년을 넘었지만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가입자가 국민 3명 가운데 1명에 가깝지만 분양시장 침체심화와 까다로운 청약절차 등으로 통장을 사용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어 대기 수요만 양산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2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전국의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1,498만3,180명이다. 청약통장 가입자가 비록 최근 2개월간 소폭의 감소세를 보였지만 지난 2009년 5월 주택청약종합저축 출시 이후 무려 900만명 넘게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청약통장 가입자 가운데 청약저축이나 청약 예ㆍ부금을 제외한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는 1,103만 5,711명으로 70%를 넘는다. 점차 다른 통장 가입자는 거의 사라지고 주택청약종합저축으로 청약통장 가입자가 통일되고 있다. 하지만 주택청약종합저축은 보금자리주택뿐만 아니라 민영 대형 아파트까지 청약이 가능한 만능통장이기 때문에 주택시장 상황에 따라 특정한 시장에 수요가 집중적으로 몰리는 부작용을 양산하고 있다. 실제 청약통장 가입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반면 수도권 민간분양시장에는 더욱 청약자들의 발길이 끊기고 있다. 과거엔 민영주택 대기 수요는 청약 예ㆍ부금, 공공주택 대기수요는 청약 저축으로 명확하게 갈라져 있었지만 만능통장이 도입되면서 이 경계가 점차 모호해지고 부동산경기 침체에 따라 옛 민영주택 수요마저 저렴한 보금자리주택 수요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 강남권과 위례신도시 등에서 저렴한 보금자리주택 공급이 시작되면서 주택시장에서 민영주택을 매수하려는 수요는 사라지고 보금자리주택 대기수요가 지나치게 늘어 전세 수요만 증가하는 부작용이 생기고 있다. 건설산업연구원은 "청약통장 가입자가 크게 늘어난 반면 실제 청약 수요는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청약통장의 기능이 상실되고 있다"며 "무주택자에게 공급하는 보금자리주택 등 공공주택에는 엄격한 청약기준을 적용하되 민영주택시장의 수요층과 엄격한 분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중장기적으로 민영주택은 중산층 중심의 교체 수요형 주택공급시장으로, 공공주택은 첫 주택 구매나 저렴한 가격의 내 집 마련을 원하는 저소득층을 위한 주거 복지시장으로 이원화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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