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청년창업 활성화로 '벤처 생태계' 조성을


월 평균 88만원을 받는 20대의 비정규직 세대를 일컬어 흔히 '88만원 세대'라고 부른다. 경제불황으로 인한 고용불안과 조기퇴직이라는 소용돌이 속에서 88만원 세대는 '안정적 일자리'인 공무원ㆍ대기업ㆍ공사 취업을 목표로 '스펙'을 쌓느라 제로섬 게임을 벌이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청년 실업은 갈수록 늘고 있지만 반대로 청년 창업은 좀처럼 늘고 있지 않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신설법인 중 30세 미만 청년의 비중은 4.3%로 여전히 미미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10여년 전인 지난 1990년대 말 우리나라에도 대학생 벤처 붐이 일어난 바 있다. 당시 많은 청년들이 열정과 패기로 벤처 창업 대열에 합류했지만 투자금 지원에 인색한 금융제도와 재도전 기회를 주는 제도적 장치의 미비 등으로 꽃도 피우지 못하고 시들어버리고 말았다. 최근 들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커뮤니케이션 환경변화 등 '스마트 혁명'이 제2의 청년 창업 붐을 예고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이나 콘텐츠 등 개인이 쉽게 만들어 낼 수 있는 지식기반 서비스를 비롯해 '스마트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소셜커머스 등 새 비즈니스 모델이 속속 등장하면서 창업 의욕을 더욱 고취시키고 있다. 청년 창업이 실질적으로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사회적 무관심과 지나친 규제, 벤처에 대한 부정적 인식 등 사회 전반에 걸친 구조적 문제점을 해결하고 올바른 벤처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좋은 벤처 생태계란 아이디어와 인력이 있다면 창업시 지원 센터를 통해 행정적, 재무적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이 확인될 경우 투자나 인수ㆍ합병(M&A)을 통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으며 재투자를 통해 또 다른 벤처 기업을 양성할 수 있는 선순환적인 환경이 이뤄지는 것을 뜻한다. 이런 선순환 벤처 생태계가 조성될 때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도전 정신을 가진 청년들이 두려움 없이 창업에 나설 수 있을 것이다. 창업에 필요한 실질적인 교육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실리콘밸리 인근에 있는 대학들은 학생들이 청년 창업에 나설 수 있도록 다양한 기술 창업 관련 정규 코스 강의를 제공한다. 독일은 중소기업 이니셔티브(Mittelstand Initiative) 프로그램을 통해 투자에 대한 세금감면 및 세금 공제 혜택 범위를 늘리는 등 각국은 사회 전반에 걸쳐 청년 창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정부기관 및 지자체들을 중심으로 청년 창업을 구체화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확충하는 한편 재도전을 격려하는 제도 및 문화를 조성해야 할 것이다. 이 기회에 정부 및 벤처 최고경영자(CEO), 청년 등이 주축이 돼 공청회 등을 통해 바람직한 대안을 만드는 작업도 이뤄지면 좋겠다. 이렇게 될 때 우리나라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MS)나 구글, 애플과 같은 세계적인 기업의 탄생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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