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수도권 전세대란 하반기에도 이어질듯

■ 상반기 주택시장 돌아보니…<br>4차례 정부 대책 내세워도 전셋값 치솟고 거래는 잠잠<br>수도권 '울고' 지방 '웃고' 매매·분양시장 양극화 심화


올 상반기 주택시장을 덮친 전세대란은 하반기에도 꺼지지 않는 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 거래침체 속에 수요자들이 전세로 눌러 앉으면서 매매가격은 약세를 보이는 반면 전세가격은 상승세를 멈추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세대란을 막기 위해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전ㆍ월세 부분 상한제 도입 여부가 하반기 전세시장 흐름에 큰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상반기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4차례나 발표했지만 꽁꽁 얼어버린 시장을 녹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하반기에도 거래관망 상태가 심화되고 입주물량 부족, 재건축에 따른 이주수요 발생 등으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세가격이 오름세를 탈 것으로 예측됐다. 또 전세대란 재연의 먹구름이 예고된 것이다. 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은"당분간 집값을 상승으로 이끌만한 뚜렷한 호재가 없다"며 "불투명한 시장상황이 주택시장 냉각과 거래 관망추세를 장기화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4차례 정부 대책 발표 불구,'매매↓ㆍ전세↑'=19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 말보다 0.17% 하락했고, 수도권(0.30%)과 신도시(0.28%)는 올랐어도 상승 폭이 미미했다. 반면 전세 시세는 서울 4.25%, 수도권 7.78%, 신도시 7.02% 등 모두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연초 저가매물이 소진된 이후 거래 관망상태가 심화됐고 공급이 줄고 매매가격이 떨어지면서 전셋값 강세는 지속됐다. 지난 10일 현재 3.3㎡당 평균 전셋값은 서울이 792만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742만원에서 50만원이나 치솟았고 신도시도 593만원에서 642만원, 수도권도 393만원에서 427만원으로 뛰었다. 정부가 총 4차례의 대책을 발표했지만 시장은 요지부동이었다. 주택거래 활성화와 전ㆍ월세 가격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기를 모두 잡으려고 했기 때문이다. 분양가상한제 폐지 등 주택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각종 대책이 쏟아졌지만 국회처리가 지연돼 시장의 불신을 키웠다. 반면 총부채상환비율(DTI) 부활,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등은 주택 수요자들의 구매심리를 꺾는 등 부작용으로 나타났다. ◇지방ㆍ수도권 분양시장 양극화=수도권 주택시장은 침체에 시달렸지만 지방에서는 신규 아파트 분양과 기존 주택거래 모두 활황세를 유지해 대조를 이뤘다. 지방의 아파트 매매 시세는 올 상반기 6.10%나 올랐다. 지난해 말부터 상승세를 탄 경남(10.51%)과 부산(9.40%)이 지방 훈풍을 주도한 가운데 광주(8.65%), 전북(7.75%), 대전(6.55%), 충북(5.66%) 등 다른 지역도 아파트값 오름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대부분 지역에서 신규주택 공급부족 현상이 나타난데다 과학벨트 지정, 공공기관 이전 계획 확정 등 지역별 개발 호재가 잇따라 발표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방과 수도권의 부동산 경기 양극화는 분양시장에서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올해 상반기 지방은 7만2,600가구가 분양돼 수도권의 5만7,925가구를 앞질렀다. 반기 별로 지방의 분양 물량이 수도권을 추월한 것은 2007년 상반기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하반기 또 전세 대란 재연되나=주택시장 전문가들은 하반기 주택시장이 역시 상반기처럼'주택거래 침체, 전셋값 상승'이라는 패턴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입주물량 감소, 금리인상, 전세 재계약시점 도래 등으로 가을철에 다시 한번 전세대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강남구 대치동 청실아파트 등 재건축 이주수요가 있는 곳과 학군 우수지역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크게 오를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올 가을이 지난 2009년 7월 전세대란 이후 2년 만에 재계약 시점이라는 점은 전세시장의 가장 큰 불안 요인이다. 2년 전 전세대난을 겪었던 세입자들이 앞다퉈 선점에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여기다 수도권 재건축ㆍ재개발 아파트의 이주시기가 하반기에 몰리면서 강남구 대치동을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국지성 전세난이 시작됐다. 박원갑 부동산1번지 소장은"소형주택 공급 부족으로 전세시장에 구조적인 불안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며 "여름방학 이사철이 오기 전에 미리 집을 구하려는 사람들도 늘어 하반기 전세난이 앞당겨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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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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