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자동차, 對日무역적자 '눈덩이'

엔低로 가격경쟁력 떨어져 올 사상 처음 5억弗 넘을듯<br>작년 현대차 해외판매중 日비중 0.1%도 안돼


올해 자동차 부문에서만 대일 무역역조가 5억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해 대일 무역적자가 254억달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동차 한 품목이 전체 적자의 2%가량을 차지한 셈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도요타ㆍ닛산ㆍ혼다 등 일본산 자동차 수입은 매년 급증하는데 한국 자동차의 일본시장 접근은 극히 미약하기 때문”이라며 “최근 엔저현상이 심해지면서 국내에서 일본 자동차들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진 반면 일본에서는 국산 자동차의 가격경쟁력마저 떨어져 자동차 단일품목의 대일 무역역조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17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대일 자동차 수출은 926만달러에 그친 반면 수입은 2억5,599만달러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동안 자동차 대일 무역역조 규모는 2억4,673만달러에 달한 것. 이 추세가 연말까지 지속된다면 자동차 단일품목 연간 무역역조 규모는 사상 처음 5억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2000년까지 대일 무역역조는 3,000만달러에 불과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일본 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지난해 무려 4억4,454만달러를 기록, 불과 6년 만에 15배가량 폭증했다. 반면 국내 자동차의 일본시장 수출은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현대자동차는 아반떼ㆍ쏘나타ㆍ그랜저ㆍ투스카니 등을 판매하고 있지만 지난해 1,649대 판매에 그쳤다. 지난해 현대차의 해외판매량이 191만9,000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일본 판매비중은 0.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GM대우는 2003년부터 현지 딜러 ‘오토랙스’를 통해 ‘마티즈’를 판매하고 있지만 지난해 판매량이 고작 27대에 그쳤을 정도로 철저하게 외면당하고 있다. 쌍용자동차와 기아차는 아예 수출물량이 거의 없는 상태이며 르노삼성은 일본 수출 자체를 하지 않고 있다. 미국ㆍ유럽 등에서 선전하고 있는 국내 자동차 업계가 유독 일본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는 국산 자동차가 일본 자동차에 비해 브랜드력ㆍ가격경쟁력ㆍ품질 등에서 열세에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본 소비자들은 자국 브랜드 자동차를 극단적으로 선호하는 보수적 성향이 워낙 강해 수입차들이 좀처럼 힘을 못 쓰고 있다. 실제 지난해 558만428대에 달했던 일본 자동차 시장 중 수입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4.6%에 그쳤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 자동차 업계가 강하게 유통망을 지키고 있는데다 일본 소비자들의 자국 브랜드 선호경향이 강하다”며 “그나마 일본에서 잘 팔리는 차종은 BMWㆍ폴크스바겐 같은 유럽의 고급차종”이라고 말했다. 국내 자동차 업계는 일본 시장 공략에 미온적이다. 승패가 뻔한 시장에 굳이 공을 들일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현대차의 경우 2001년에서야 일본 현지법인을 설립했으며 다른 기업들은 현지법인조차 없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중국산 자동차를 판매하면 잘 팔리겠느냐”며 “과거 한국 자동차에 대한 싸구려 이미지가 일본 소비자들에게 깊이 각인돼 있어 시장을 뚫기가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본에서의 국산차 이미지가 우리나라에서의 중국차에 대한 인식과 비슷하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실상 국내 자동차 업계가 대일수출을 포기한 상태”라며 “최근 엔저현상까지 겹치면서 국산차의 가격경쟁력이 더욱 떨어져 무역역조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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