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뉴스 포커스] 집값 바닥 쳤나

미분양 물량 56개월來 최저<br>전세가율 2005년이후 최고<br>서울·수도권 거래 꿈틀꿈틀<br>각종 지표 회복 예고 신호속 "아직 상승동력 부족" 반론도


부동산시장의 각종 지표들이 집값 상승을 예고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집값 바닥론이 탄력을 받고 있다. 전국의 주택 미분양 물량이 4년8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줄어들고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중인 전세가율이 지난 200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셋값이 크게 오르면서 국지적으로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돌아서 서울ㆍ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거래량도 증가했다. 이에 따라 침체된 매매시장이 본격적인 회복 사이클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나온다. 국토해양부가 21일 발표한 미분양 통계에 따르면 8월 말 미분양 물량이 6만8,593가구로 2006년 11월(6만9,597가구) 이후 56개월 만에 7만가구 아래로 떨어졌다. 국토부의 한 관계자는 "지난달 신규 분양물량이 대폭 늘어났음에도 미분양이 줄어들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며 "전매제한 등 주택규제 완화가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국토부가 발표한 8월 전국 아파트 거래량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0% 넘게 늘어나는 등 거래시장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전세수요를 매매수요로 전환하는 데 큰 역할을 하는 전세가율도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국민은행 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8월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59.1%로 2004년 11월(59.5%)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2009년 1월 이후 31개월째 상승세다. 전세가격 급등은 대표적으로 역대 두 차례에 걸쳐 집값 상승을 촉발했다. 1987~1990년의 '1차 전세대란'과 1999~2002년의 '2차 전세대란'이다. 각각 88서울올림픽을 기점으로 서울 인구가 크게 늘어나며 주택공급이 부족했던 시기, 외환위기에 따른 건설사 연쇄부도로 주택공급이 줄어들던 시기다. 전세난 심화에 따른 매매수요 증가와 지방 부동산시장 활황으로 전국 주택가격 평균은 이미 상승세에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는 이날 '실질 주택가격 장기순환 분석' 자료를 통해 주택가격이 국민은행의 주택가격 통계가 처음 작성된 1986년 이후 다섯 차례의 순환변동을 거쳐 여섯 번째 상승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국민은행 조사 결과 지난해 10월부터 10개월 동안 전국의 실질 주택가격이 2.5%(월평균 0.25%) 올라 이런 주장을 뒷받침했다. 다만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이 거주하는 수도권은 여전히 하강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연구원의 분석이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오는 2013년까지 입주물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수도권 지역도 주택공급 부족에 따라 곧 바닥을 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긍정적인 지표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소비 패러다임이 '매매'에서 '임대'로 바뀌고 금융규제가 갈수록 심해지는 상황에서 집값을 끌어올릴 동력이 부족하다는 분석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집값이 바닥을 친 게 아니리 1층 밑 지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최근과 같이 지방과 수도권 외곽을 중심으로 시작되는 가격 상승세는 실수요를 기반으로 한 것으로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투자수요가 살아나지 않는 한 집값 상승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번지'의 박원갑 연구소장은 "집값은 결국 유동성과 비례하는데 최근 정부의 대출규제는 부동산에 유입되는 유동성을 막아 상승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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