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국민주택기금 독점 또 핫이슈로

국민주택기금 독점 또 핫이슈로 주택銀,"당분간 전담"-시중銀,"취급기관 다변화해야" `주택은행 아성(牙城) 무너지나'. 주택은행의 국민주택기금 독점해제 문제가 또다시 핫이슈로 떠올랐다. 지난달 국민주택기금 관리 및 운용체계 개선을 위해 열린 공청회에서 연구기관들이 기금집행의 `아웃소싱' 방안을 거론한데 이어, 최근 국정감사에서도 국회 건교위 및 재경위 소속 의원들이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는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 문제는 특히 뉴욕증시 상장을 마친 주택은행의 경영실적 및 주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클 뿐 아니라, 우량은행 합병 구도와 관련해서도 주택은행이 주도권을 놓치는 등 직접적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어서 금융계 안팎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독점폐지' 왜 거론되나= 국민주택기금 독점폐지 논란은 지난 97년 주택은행의 민영화 이후 해마다 거론되어 온 단골메뉴. 하지만 올해는 예년과 상황이 다르다. 우선 국민주택기금 관리 및 운용체계 개선을 위해 지난달 열린 공청회에서 주택산업연구원등 연구기관들은 기금관리를 전담하는 별도의 조직(법인)을 신설하고 기금집행은 다수 시중은행에 광범위하게 아웃소싱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보다 구체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게다가 주택은행은 과도한 부실과 기준미달 사업자에 대한 대출등 부실한 기금운영등을 지적받아 지난 9월 감사원으로부터 질타를 받았고, 이어 지난달부터 시작된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가 정면으로 거론되자 진념 재경부장관등 정부측에서는 향후 개선책 마련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주택기금 독점은 원론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으며, 개선해야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지난해 이후 건교부등에 `국민주택기금 취급기관 다변화'를 촉구하는 건의서를 여러 차례 보냈다. 그러나 건교부는 철저히 주택은행 편. 건교부측은 “업무효율을 고려할 때 당분간 주택은행이 전담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래서 국민주택기금 문제는 `재경부-건교부'의 이견 대립으로 확전양상을 띠고 있다. ◇주택은행 겉으론 `태연', 속으론 `곤혹'= 주택은행은 겉으론 태연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내심 곤혹스러운 눈치다. 주택은행은 37조원 규모의 기금관리를 통해 연간 1,500억원 안팎, 올 상반기에만 793억원의 수익증가 효과를 봤다. 하지만 주택은행은 기금관리에 들어가는 원가를 고려하면 수입보다 비용이 더 들어간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금규모가 워낙 커 관리운용에 따른 인력(1000여명)과 비용부담을 감안하면 연간 2,000억원 이상이 비용으로 투입된다는 것. 주택은행 관계자는 “내년부터 기금규모가 대폭 축소되기 때문에 외부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실익이 크지는 않다”고 밝혔다. 시중은행들은 그러나 주택은행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기금독점에 따른 수수료외에도 상품교차 판매(크로스 셀링), 주택금융을 매개로 한 고객확보등 다양한 측면에서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주택은행 실무자가 수시로 건교부에 찾아가는 걸로 알고 있다”며 “별로 이득이 되지 않는 일이라면 왜 주택은행이 기를 쓰고 기금업무를 방어하려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독점폐지, 은행구조조정에 주요 변수로= 만일 주택관리기금 독점이 폐지된다면 주택은행은 여러면에서 입지가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 무엇보다도 계량화되지 않는 `주택금융'의 강점이 점진적으로 희석될 수 밖에 없기 때문.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금업무 독점이 깨지면 주택은행이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우월한 측면이 남겠느냐”고 반문하며 “이러한 변화는 우량은행간 합병구도에도 결정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즉, 독점이 깨지고 나면 주택은행은 오히려 쫓기는 입장이 될 수도 있다는 것. 한 우량시중은행의 은행장은 “하나은행과 한미은행이 합병하면 주택은행보다 규모가 30%가량 커진다”며 “부실 정리가 올해중 마무리되면 주택은행이 주도권을 잡기 어려운 구도이며, 이미 은행들은 이 문제를 합병과 관려해 심도있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변화는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은행은 이와 관련 이미 미국증권위원회에 기금독점 해제가능성과 그에 따른 `리스크'에 대해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주택은행은 기금독점이 깨지면 무려 1,000명이 넘는 기금관리 인력의 감축 내지 대이동이 키′피求募~ 점도 큰 부담으로 남는다. 이진우기자 rain@sed.co.kr 입력시간 2000/11/07 17:05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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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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