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영웅전] 뿌리를 끊다

제12보(174~182)


좌상귀에서 백이 후수가 되는 순간 이 바둑의 운명은 결정되었다. 이세돌은 흑75로 아예 뿌리를 끊어 버렸다. 계속해서 81로 때려내자 당장 우하귀의 백대마가 다시 후수로 살아야 한다. 게다가 상당한 집이 붙을 것처럼 보이던 중원의 백진이 이제는 너무도 엷어 보인다. 수순 가운데 백78은 만약 흑이 80의 자리에 받아주면 손을 빼겠다는 뜻이다. 참고도1의 흑1이면 백2로 따내고 흑3에는 백4로 두어 탈출이 가능하다는 것이 포인트. 백82가 놓인 시점에서 형세판단을 해보면 흑이 확실하게 앞서 있음을 알 수 있다. 흑은 상변이 15집, 우변에서 중원에 걸쳐서 생긴 집이 22집, 우하귀가 6집, 좌하귀가 12집, 좌변이 10집으로 합계 65집이다. 백은 우상귀가 23집, 좌상귀가 18집이니 중원에서 20집 가까운 집모양을 만들어야 이길 수가 있는데 다음의 진행에서 확인되거니와 백은 중원에서 10집도 기약할 수 없는 입장이다. 최규병 9단은 백이 좌상귀에서 뭔가 변화를 구하려 한 것이 운명을 재촉한 공연한 손찌검이었다면서 참고도2의 백1 이하 13(5는 2의 왼쪽)으로 판을 풀어갔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 코스였으면 백이 약간 불리하긴 해도 상당히 미세한 형세였던 것이다.(79…76의 오른쪽)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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