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 거세지는 中농민공들의 불만

최근 중국 노동자들이 납중독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거나 임신한 동료를 부당하게 취급한 보안요원을 겨냥해 항의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임금 체불문제를 놓고 농민공과 경찰이 충돌하는 사건도 빚어졌다. 이 같은 사례는 한 해 동안 중국에서 일어나는 수만 건의 폭동이나 시위ㆍ파업 중의 일부일 뿐이다. 아직까지는 농민공 사이에서 저항의 강도와 횟수가 늘어나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다만 중국 정부의 철저한 감시와 억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인터넷과 모바일 폰 등을 통해 이 같은 사건들이 확산되고 있다. 각 지역에서 산발적으로 일어나는 저항들이 전국적인 차원에서 응집력을 갖게 된다면 중국 공산당에 큰 위협이 될 수도 있다. 중국 정부도 이를 알고 있다. 정부 산하 연구기관에서 발간한 보고서는 지난 30년간의 급속한 경제성장 뒤에 감춰진 1억5,000만명에 달하는 농민공들의 소외를 지적하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차별받았다. 보고서는 "만약 이 문제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다면 중국 정부를 위협하는 불안요소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러한 상황을 유발하는 몇 가지 문제가 있다. 우선 인플레이션 문제이다. 중국의 인플레이션은 최근 3년 사이에 가장 가파른 비율로 오르고 있다. 식료품 가격이 1년 사이에 10% 넘게 올랐다. 정부는 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가격을 통제하고 있지만 이러한 방식은 성장을 지체시키거나 자산 버블의 가능성을 키운다. 두 번째는 토지에 관한 문제이다. 토지의 '민영화'는 지방 정부가 부를 창조하는 주요 방법이다. 지방 정부 예산 중 많은 부분은 농지와 주택 용지를 상업적 사용으로 전환함으로써 충당된다. 부패한 관리들은 이 과정에서 부당한 이익을 챙기고 사람들은 의지와 상관 없이 살던 곳에서 쫓겨나고 있다. 세 번째는 인구통계학적인 문제다. 적은 임금으로도 일을 하겠다는 농민공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도시로 들어오는 새로운 세대들은 그들의 부모세대와는 다르다. 손쉬운 해결책은 없다. 정부가 도시민과 농민공을 구분하는 호구 제도를 없애는 것이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농민공들은 교육과 건강ㆍ양육 등에서 동등한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금 당장 중국 정부가 무력을 사용해서 통제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그러나 이 같은 방식은 잠깐 동안만 효과를 발휘할 뿐이다.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차이나 리스크는 결국 폭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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