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금융시장 요동
환투기 억제책 발표로 증시·밧貨가치 동반 폭락한국시장엔 영향 거의 없을듯
이철균 기자 fusioncj@sed.co.kr
고은희기자 blueskies@sed.co.kr
태국 중앙은행의 강도 높은 환투기 억제책 발표로 태국 증시와 밧화 가치가 동반 폭락했다. 지난 90년대 아시아 외환위기의 단초를 제공한 밧화 폭락으로 제2의 아시아 외환위기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다.
태국 방콕증권거래소의 SET지수는 19일(현지시간) 장중 한때 전장 대비 19.5% 떨어졌다가 장 후반 낙폭을 줄여 14.84% 하락한 622.14포인트로 마감했다. 이로써 SET 지수는 하루 기준으로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SET지수는 장 초반 10% 이상 폭락해 30분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거래가 중단되기도 했다.
전일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해 9년래 최고치인 35.09밧을 기록했던 밧화는 장 중 등락을 거듭하는 혼조세를 보이다 35.93달러에 마감했다. 태국 증시와 밧화 가치가 급락한 것은 전날 태국 중앙은행이 올 들어 16% 오른 태국 밧화 가치를 안정시키기 위해 단기성 투기자금에 대한 규제책을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대책에 따르면 상품과 서비스 등에 해당하지 않는 신규 외화자금이 2만달러 이상일 경우 이중 30%를 1년 동안 무이자로 태국 중앙은행에 예치해야 한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도 전날보다 4원60전 상승한 931원70전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태국 밧화가 큰 폭으로 절하되자 원화 등 아시아 통화들이 동반 약세를 보인데다 팬택계열의 자금악화설 등도 역외세력의 달러 매수를 부추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와 관련, 허경욱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은 "태국은 한국 금융시장과 큰 연관성이 없어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별로 없을 것"이라며 "우리 정부가 태국과 같은 고강도 환투기 억제책을 발표할 일도 없고 태국에 대한 국내 은행권의 신용노출 정도도 크지 않다"고 밝혔다.
입력시간 : 2006/12/19 1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