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본색」에서 시작한 홍콩 느와르는 명예를 생명보다 중시하는 남성들이 선혈 가득한 폭력의 미학을 선보이며 80년대와 90년대초 주름잡았던 영화 장르. 이 장르영화가 한 시대를 풍미할 수 있었던 이유는 어두운 파랑색의 음울한 고독과 그 고독을 이면으로 한 영웅이 존재했기 때문이다.4월3일 출시될 「정이건의 영웅」(왕정감독)은 홍콩 느와르의 새로움을 보여주는 작품. 홍콩 느와르에서 보여진 남성들이 도둑이나 갱이 아닌 정의로움을 대표하는 경찰 정이건으로 탄생했다. 또한 남성들의 부수적 존재에 지나지 않았던 여성은 정이건의 아픔과 삶을 변화시키는 존재로 변화되었다.
애인을 지키지 못하고 죽였다는 아픔에 철저히 고독속으로 빠져버린 남자 정이건이 킬러「천사」를 향해 미친듯이 총알을 뿜어대는 마지막 병원 총격 장면은 선혈이 낭자하기만 하던 느와르와는 달리 애인을 향한 그리움과 사랑의 표현이 되어버렸다. 이제 느와르는 폭력의 미학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미학이 됐다.
또한 사랑하는 여인을 그리워하는 정이건의 고독한 모습과 잘 어울리는 주제곡은 영웅의 매력을 잘 그리고 있다. 특히 해변에서 양영기와 풍선을 사이에 두고 나올때는 마치 한편의 뮤직비디오를 보는 것처럼 신선하고 감각적이다. 영화 전편에 걸쳐 적재 적소에 배치한 음악들은 젊은이들의 독특한 감각에 맞춰 영화를 살리고 있다. 18세이상 이용가, 새롬
입력시간 2000/03/30 1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