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7월 23일] 투자 책임은 투자자에

[기자의 눈/7월 23일] 투자 책임은 투자자에 최수문 증권부기자. chsm@sed.co.kr 증권가에서 중국 전문가로 통하는 사람을 얼마 전에 만났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주제가 상하이증시로 넘어갔다. 고점에서 절반 아래로 추락한 상하이증시와 그에 대한 증권사 분석에 대해 기자가 불평을 하자 그는 중국경제의 장래성을 믿으라고 했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경제사와 현재ㆍ미래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쏟아냈다. 단기적으로는 상승ㆍ하락이라는 주기가 있겠지만 중국 증시는 장기적으로 대세 상승한다는 게 요점이었다. 손가락으로 직각삼각형의 빗변 모양을 그리기도 했다. 다만 지금은 일시적인 하락장이라는 얘기였다. 기자가 다시 투덜거렸다. 지금이 하락장이라는 것을 안다면 왜 먼저 말해준 사람은 없는지. 상하이종합지수가 5,000포인트 정도로 떨어졌을 때 '당분간은 하락할 테니 일시 환매를 했다가 충분히 값이 싸졌을 때 다시 매수하라'는 보고서는 어디에도 없었다. 2,000포인트까지 내려가는 사이 지겹도록 들은 것은 "장기적으로 상승할 테니 환매하지 말고 보유하고 있어라"는 소리였다. 어이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세상에 누가 단기적 주가등락 시기와 폭을 알 수 있느냐. 만약 그런 사람이 있다면 점쟁이 아니면 신이다. 그걸 알면 직접 떼돈을 벌지 왜 보고서나 쓰고 있겠느냐"고 그는 목소리를 높였다. 맞는 말이다. 그래도 불만이었다. 중국경제가 장기적으로 좋아질 것은 한국경제가 장기적으로 성장하는 것만큼 분명하다. 누구나 말할 수 있다. 꼭 비싼 연봉의 애널리스트들이 아니더라도 알 수 있는 것 아닌가. 투자자들이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증권사를 이용하는 것은 그 이상의 무엇인가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투자를 위한 정보 말이다. 이날 만남에서 느낀 것은 나침반은 나침반 역할밖에 못한다는 것이다. 경기전망에 대해 어둡고 기업을 잘 모르는 투자자들에게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나침반 구실만 할 수 있을 뿐이다. 실제 목적지를 정하고 움직이는 것은 투자자다. '투자자를 돕기 위한 참고자료일 뿐이다. 투자의 모든 책임은 투자자에 있다'는 증권사 보고서 말미의 상투 문구가 새롭게 느껴지는 시기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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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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