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국영화 이끌 新트로이카 뜬다

한국영화 이끌 新트로이카 뜬다 한국 영화가 국내외에서 높은 인기를 끌면서 영화계를 이끌고 있는 세 명의 중견 감독들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이탈리아 베니스 영화제 감독상 수상으로 독일 베를린 영화제와 더불어 세계 3대 영화제중 2대 영화제를 석권한 김기덕 감독(44)과 지난 6월 프랑스 칸 영화제에서 한국 영화의 해외 영화제 진출사상 최고상을 받은 박찬욱 감독(41) 및 ‘태극기 휘날리며’로 한국내 관객 동원 1,000만명 시대를 연 강제규 감독(42). 이들 세 사람은 개성이 각기 다른 독특한 작품으로 차세대 한국 영화를 이끌 ‘新트로이카’로 주목받고 있다. 모두 40대 초중반의 나이에다 90년대 데뷔해 한국 영화의 도약기와 호흡을 같이 해 왔다는 공통점을 지닌 이들은 허리우드 계열의 대작 지향에서 초현대적인 영화기법 구사와 현실을 날카롭게 파헤치는 작가주의에 이르기까지 작품 스타일이 각기 달라 한국 영화의 폭과 깊이를 더욱 다채롭게 하고 있다는 평가다. 영화평론가 고영의씨는 “이들 세 감독들은 예술 지향적 영화에서 대중적인 상업영화에 이르기까지 한국 영화의 새 지평을 열어가는 선구자적 역할을 하고 있다”며 “그동안 유명세를 떨쳐 왔던 임권택, 정지영, 배창호 등 세명의 감독에 뒤이어 한국 영화계를 이끌 차세대 3인방 감독으로 그 역할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베니스 영화제 참가를 마치고 13일 귀국한 김기덕 감독은 국내에서보다 국제 무대에서 더 잘 알려져 있다. 철저히 작가주의에 기초한 예술성 높은 영화를 추구하는 김 감독은 현실의 부조리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집요함이 특징이다. 중학교 중퇴의 학력으로 정식 영화교육을 받아 본 적이 없는 김 감독은 2000년이후 5차례나 세계 3대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면서 유럽에서 가장 열렬한 지지를 받는 한국출신 감독으로 떠올랐다. 최근 미국에서도 그의 작품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이 22주간 관람객 30여만명, 흥행수입 230만 달러(한화 약 29억6,000만원)를 돌파하면서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인물과 구성이 단순하고 여성비하와 폭력성이 지나치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강제규 감독은 외신들이 ‘아시아의 스티븐 스필버그’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을 만큼 허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뒤지지 않는 웅대한 스케일의 장쾌한 영상을 자랑한다. 99년 ‘쉬리’를 통해 597만 관객동원으로 국내 흥행 신기록을 세우면서 본격적인 대작 메이커로 발돋움한 그는 이달초 미국 전역에서 개봉된 ‘태극기...’를 통해 미주 대륙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개봉 첫주 36만달러(약 4억원)의 흥행 수입을 올리며 교포외 현지 언론으로부터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그는 ‘아카데미 외국영화상’ 부문에 가장 가까이 가 있는 감독으로 꼽힌다. 올 초 명필름과 세신버팔로와 합병, MKB로 새출발한 것도 블록버스터 영화에 필수적인 막대한 제작비를 안정적으로 조달하는 한편 영화 흥행에 관건이 될 자체 배급망을 확보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박찬욱 감독은 영화팬들이 좋아할 만한 현대적인 제작기법으로 잘 만들어진 상업영화를 지향한다는 데 특징이 있다. ‘JSA 공동경비구역(2000)’년과 ‘복수는 나의 것(2002년)’등으로 작가주의 영화와 컬트영화에 애정을 표시해 온 박 감독은 올해 칸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올드보이’로 하드보일드 지향의 그의 영화관을 맘껏 드러냈다. 정작 현지 언론으로부터는 혹평을 받을 만큼 그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는 박 감독은 영화의 미래를 개척하는 제작 기법에서는 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은 ‘킬빌’의 작가 쿠엔틴 타란티노와 가장 닮았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복수는…’과 ’올드보이’에 이어 복수 3부작중 마지막 작품이 될 차기작으로 흡혈귀에 관한 영화 제작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동호 기자 eastern@sed.co.kr 입력시간 : 2004-09-14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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