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8월 4일] 프랑스 외교의 힘

국회의원은 직업의 특성상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각계각층의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것이 일상화돼 있다. 이런 다양한 만남 중 지난 7월28일 엘리자베스 로랭 주한 프랑스대사와의 만남은 필자의 기억 속에 강하게 남아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업무가 해외 업무와 큰 연관이 없기 때문에 처음 프랑스대사관에서 면담 요청이 왔을 때 필자는 매우 이례적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30분간의 면담 이후 로랭 대사가 왜 필자를 만나고자 했는지 이유를 알게 됐다.

주한 프랑스대사관 경제상무관실 마크 폭티에 무역부 대표와 함께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실을 찾은 로랭 대사의 방문 목적은 간단명료했다.


로랭 대사는 금융위기를 모범적으로 극복한 한국 정부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국제사회에서 한국 역할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3개월 뒤 한국에서 개최될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와 한ㆍ프랑스 공조 강화를 위해 국회 차원의 적극적인 노력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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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가 한국에 이어 차기 G20 의장국으로 선출된 만큼 한국에서 개최되는 이번 회의를 양국 정부의 긴밀한 협조 아래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프랑스 대사의 요청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대사는 한국에 진출한 자국 기업의 이름을 거명하며 한국은 프랑스의 주요 교역국이자 투자국이기 때문에 자국 기업의 원활한 투자와 양국의 교역이 증대될 수 있도록 국회 차원의 협조를 거듭 당부했다.

필자는 프랑스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국익을 증대시키기 위한 로랭 대사의 적극적인 외교 노력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비단 이번만이 아니라 지난해 4월 필자는 여의도연구소장 자격으로 필리프 티에보 전임 대사가 대사관저에서 주최한 회의에 참석해 양국 현안에 대해 논의한 적이 있는데 그때도 느낀 것이 프랑스 외교는 필요하다면 절차와 격식에 크게 구애 받지 않으며 이것이 프랑스 외교의 힘이라는 점이다.

G20 정상회의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는 프랑스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과연 우리나라의 외교 현실은 어떤지 되짚어봐야 한다. 외교를 통한 국격과 국익 향상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다. 진정성을 갖고 보다 낮은 자세로 상대국을 대하는 것이야말로 외교의 시작이자 끝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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