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해외기업 주총서 목소리 높인 국민연금

화이자 임원보상안 등에 반대 의사… 적극적 의결권 행사 눈길


올 들어 처음으로 해외 기업에 대한 의결권 행사 세부지침을 마련한 국민연금이 해외 유수기업 주주총회에서 일부 사안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내는 등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를 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화이자ㆍ필립모리스ㆍ스탠다드차타드 등 해외 기업 3곳이 최근 개최한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했다고 15일 밝혔다. 의결권 행사내역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열린 화이자 주총에서 국민연금은 임원 보상안 등 5건의 안건에 반대의견을 냈다. 제프리 킨들러 전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보상안 외에 정치자금 기부내역과 의료개혁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한 회사 입장 공개, 의약품 가격 인상제한 방침 채택, 동물실험 보고와 감축계획 채택 등에도 반대의사를 표시했다. 공단은 임원 보상안에 반대한 데는 스스로 사임한 킨들러 전 CEO에게 강제퇴직자에게 상응하는 보상액이 책정됐다는 점과 재임기간에 회사 실적이 저조했던 점 등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일부 주주들이 제안한 정치자금 기부내역 공개의 경우 이미 충분한 수준의 정보를 공개하고 있으며 추가 공개에 소요되는 비용이 과다하다는 점을 들어 반대했다. 공적 이슈에 대한 회사 입장을 결정하기까지 거치는 내부절차 및 우선순위를 공개하라는 요구안에 대해서도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미국 의료개혁에 대한 회사의 입장을 이미 회사 웹사이트에 공개했고 회사가 정부 정책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주주가치 증대에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 의약품 가격 인상제한 방침 요구안은 회사의 가격책정 유연성이 훼손되고 경쟁업체 대비 경쟁력 상실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지난 11일 주총을 개최한 필립모리스의 경우 다른 기업의 대표 등을 겸하고 있는 세르지오 마르키오네의 사외이사 선임안에 대해 과도한 겸임으로 충실한 의무수행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 목소리를 냈다. 또 일부 주주들이 담배광고가 저소득층에 미치는 영향을 보고해달라는 요청은 회사 광고가 정부 기준에 부합하고 이미 상당한 정도의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반대했다. 또 주주들이 제안한 CEO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에 대해서는 이사회 의장과 CEO 분리안에 찬성하도록 한 국민연금 내부기준에 따라 찬성의견을 행사했다. 스탠다드차타드의 임원 보상안에 대해서도 보상과 성과의 연계성과 공시 수준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반대의견을 냈다.

관련기사



김광수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