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4월 29일] 희망 'New Start 2008'

국내 소기업 수는 약 292만개이며 그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아 종사하는 이들은 약 760만명이라 한다. 미처 통계에 집계되지 못한 소규모 자영업, 노점 등을 감안한다면 그 수는 훨씬 많으리라 생각된다. 이들 중 대다수는 생계형 자영업자로서 우리 생활 속의 이웃으로, 때로는 지역경제의 기반으로 깊이 자리하고 있다. 자영업은 외환위기 이후 급증해 매년 약 50만개가 창업되고 40만개가 폐업되는 다산다사형 구조를 보이고 있다. 도소매ㆍ음식숙박업의 비중이 축소되고 서비스업의 비중이 확대되는 등 나름의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가운데 전체 자영업자 중 40~50대 연령층이 과반수를 상회하고 그들의 비중 또한 증가하고 있어 생계유지형 자영업이 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계속되는 소비 둔화와 양극화로 이들 영세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자영업주 중 절반의 월평균 가구총소득이 300만원 이하이고 150만원 미만도 18%에 이른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자영업주 본인의 소득이 임금근로자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경우가 많다는 점과 저소득층 중 61%가 영세자영업체에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다는 사실도 주목해야 한다. 영세자영업자의 경영개선 책임은 일차적으로 경영자 스스로에게 있다고 할 수 있으나 구조적인 문제 해결과 자생력 배양을 위해서는 정책적인 관심과 체계적인 지원 노력이 필요하다. 영세자영업자들은 가장 큰 경영 애로로 자금 문제를 꼽는다. 제도권 금융기관에서 장기저리의 사업자금을 손쉽게 조달하기를 소망하지만 여건상 여의치 않다. 서울신용보증재단은 서울지역 영세자영업자들의 원활한 사업자금 조달을 위해 신용보증과 장기저리의 서울시 정책자금을 공급하고 아울러 창업교육과 경영컨설팅을 통해 경쟁력 향상을 지원하고 있다. 재단은 설립 후 9년간 약 11만개의 사업체를 지원했는데 이는 서울 소재 기업의 15%에 이른다. 특히 지난 2005년과 2007년에는 장기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세자영업자 3만명에게 사업의욕 고취를 위한 특례보증을 지원한 바 있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의 특례보증 지원효과 분석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전체의 70%가 원재료 구입과 외상대금 상환에, 나머지는 시설 보수, 고금리차입금 상환 등에 지원금을 사용했다고 한다. 원재료를 현금으로 구입할 수 있게 돼 원가절감 효과도 컸지만 무엇보다 그간 크게 환영받지 못했던 금융기관에서 간편한 절차로 담보 없이 싼 자금을 이용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사업주가 느끼는 자신감과 사업의욕은 지원 규모 1천만원에 비할 바가 아니라는 현장조사연구원의 전언이 지금까지 기억에 생생하다. 이러한 지원이 없었다면 사업을 정리하거나 사채를 이용했을 거라고 한다. 국내 대부시장 규모는 18조원에 달하며 주로 서민, 영세자영업자, 저신용 중소기업 등이 이용하고 5백만원 이하의 이용자가 과반수며 1인당 평균 대부이용액은 1천만원이 채 안 된다고 한다. 이용자 중 상당수가 제도금융권 이용이 가능한 신용등급임에도 담보 부족, 보증 부담, 대출한도 부족 등으로 대부시장을 찾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마이크로크레디트의 창시자 무하마드 유누스 박사는 영세자영업자들을 작은 화분의 묘목에 비유한다. 그 묘목을 더 넓은 토양에서 자랄 수 있게 도와준다면 큰 나무로 자라서 울창한 숲을 이룰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예고한다. 정부는 ‘뉴 스타트 2008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역 신용보증재단을 통해 영세자영업자에게 업체당 1천만원을 한도로 총 1조원의 특례보증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 재단은 2,5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서울시는 영세자영업자가 부담해야 할 대출이자 중 2%를 대신 부담해 대출금리를 대폭 낮춰주고 있다. 사업장 소재의 구청 지역경제과나 우리 재단으로 신청하면 이용할 수 있다. 한 번의 자금 지원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획기적인 구조 개선이 이뤄질 수는 없다. 그러나 영세자영업자들의 사업의욕 고취와 자신감 향상은 경쟁력을 배양하는 최고의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의 저변을 형성하고 있는 영세자영업자들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배려는 새로운 출발과 희망의 시작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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