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이슈 in 뉴스] 의식만 좌파… 국민신뢰는 "글쎄"

● 강남 좌파 신드롬<br>'위선자→합리주의자'로 수용 세태 힘입어<br>내년 총선 등에 대안 정치세력 될지는 의문

요즘 우리 사회에서 고학력·고소득의 기득권층에 속하면서도 이념적으로는 좌파성향을 보이는 '강남좌파'가 주목 받고 있다. 강남좌파에 대한 관심은 최근 들어 안철수(왼쪽부터)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박원순 변호사가 정치권에서 급부상하고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구속되면서 더욱 높아지고 있다.

#1.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엘리트이면서 천민자본주의와 자신을 차별화한 진보적인 우파" "박원순 변호사와 조국 서울대 교수는 밥 먹여주는 좌파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강남좌파'의 대표주자로 일컬어지는 세 사람에 대한 한나라당 의원들의 평가다. "나도 강남좌파에 들어갈 것(정두언 의원)"이라는 한나라당 인사도 생겼다. #2.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이후 인터넷에서는 '나(는) 투표 안 한 50대 강남 아줌마'라는 글이 관심을 모았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촌스러운' 새빛 둥둥섬에 쓸 돈을 무상급식에 투입하라는 50대 압구정동 유권자의 불만이 내용이었다. 실제로 강남 유권자들 가운데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을 '촌스럽다'고 표현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의식은 좌파지만 생활은 강남인 정치 엘리트.' '강남좌파'라는 책을 낸 강준만 성균관대 교수는 현재 모든 정치인이 강남좌파라고 진단한다. 그에 따르면 좌우를 막론하고 정치권에 서려면 학력이나 학벌ㆍ생활수준에서 사회적 성공을 거둬야 하기 때문에 모든 좌파는 강남좌파다. 우파 정치인도 서민을 상대로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의 자세를 취해야 하기에 강남좌파의 성격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강남좌파는 노무현 정부의 시장친화적 정책과 진보진영 정치인들의 재산증식을 보수진영에서 풍자하며 등장했다. 하지만 2011년 현재 안철수 바람 이후 참신한 정치세력을 가리키는 말로 자리잡았다. 강남좌파가 짧은 기간에 지지를 받으며 기존 정치권을 뒤흔들었기 때문이다. 다만 '실전'이 될 총선과 대선에서 독자세력이 될지에 대해서는 정치권의 전망이 엇갈린다. ◇'강남좌파 신드롬' 평가 엇갈려=여야 정치인들은 강남좌파 현상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나라당의 원희룡 최고위원은 "공정한 자본주의,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적 지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추구하는 사람들"이라고 정의했고 정두언 의원은 "가진 자, 엘리트가 문제의식을 갖고 분배와 평등을 거론하고 있다"고 옹호했다. 박선숙 민주당 전략홍보본부장은 "없이 살아야만 좌파가 될 수 있나. 진보적 지식인은 어느 지역이나 어느 시대나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강남좌파를 '위선자' 에서 '합리주의자'로 받아들이는 세태를 신드롬의 배경으로 꼽는다. 호남 출신의 한 한나라당 인사는 "과거 좌파는 가족 때문에 연좌제로 얽매여 세상에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던 사람들이지만 강남좌파는 부잣집에서 태어나 일류대를 나왔으면서도 서민을 위하는 정책을 편다. 애매한 성향의 민주당에 가장 큰 타격이고 한나라당 같은 보수세력에도 위협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민주화 이후 유권자들이 자신의 이익을 좇는 '소비자'가 되는 경향은 강남좌파에 우호적인 환경이다. 원 최고위원은 "조 교수나 박 변호사는 구체적인 생활정치에 대해 콘텐츠를 가진 반면 현재 한나라당의 주요 주자들은 구체적인 정책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강남좌파의 지지기반이 만만치 않다는 설문 결과도 있다.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가 지난 5월 전국의 1,000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서 소득 상위층의 37.9%가 자신이 진보라고 답했다. 특히 안철수 원장, 조국 교수,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박원순 변호사 등의 고향인 부산 경남 유권자의 진보적 성향은 전국 평균보다 높았다. ◇대안 정치세력으로 뜰지는 의문=그러나 강남좌파가 기존 정당을 뛰어넘을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를 표한다. 정 의원은 "선거는 조직이 필요하고 막대한 자금이 들어간다. 정치를 혐오하는 강남좌파가 이를 겪으면서 기존 정치인이 되거나 진입하지 못할 것"이라며 "문국현 전 창조한국당 의원,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결국 실패하지 않았냐"고 말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강남좌파 논쟁을 고려하지 않는다"며 "국민의 행복을 위해서는 좌든 우든 정책을 찾아서 갈 뿐"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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