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정책은 간데없고 네거티브만 난무

13일부터 공식 선거운동 개시<br>삶의 질 개선 정책토론 없고<br>검증 단계 넘어비난성 네거티브만 역점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13일부터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는 가운데, 정책은 간데 없고 네거티브만 판쳐 정치권이 스스로 정치불신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물론 후보의 도덕성 검증은 철저히 이뤄져야 하지만 혼탁한 네거티브에만 치중하고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정책공방은 뒷전으로 밀렸다는 점에서 여야가 최근 ‘안철수 돌풍’에서 교훈을 얻지 못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은 최근 네거티브 공세로 나경원 후보와 박원순 야권단일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박빙으로 좁혀졌다고 보고 박 후보의 학력ㆍ병역ㆍ시민운동 경력 검증에 이어 이념 성향까지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홍준표 대표는 12일 “박 후보가 천안함 폭침과 관련해 ‘이명박 정부가 (북한을) 자극해 억울한 장병이 수장됐다’는 식의 충격적 발언을 했다”며 “과거 국가보안법 철폐를 주장한 분이지만 이런 안보관, 국가관을 갖고 시장직을 수행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후보는 “천안함은 북한의 소행”이라고 못박은 바 있다. 나 후보 측은 “박 후보의 작은 할아버지의 딸인 5촌 당숙모가 1941년 일본에서 태어났다는 제보가 있다”며 “이것이 사실이라면 작은 할아버지가 원래 일본에 가 있었다는 뜻으로 1941년 일제의 징용을 당했다는 말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날 한나라당 의원들은 전날 정치분야에 이어 국회 교육ㆍ사회ㆍ문화분야 대정부질문에서도 정부에 대한 비판과 대안제시보다는 박 후보 공격에 치중했다. 심재철 의원은 박 후보가 13세 때 입양된 데 대해 “우리나라에 양손자(養孫子) 입적이 있느냐”며 “박 후보의 할아버지가 호적 공무원과 공모한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차명진 의원은 전날 박 후보가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 시절 받은 대기업 후원금에 대해 “저잣거리 양아치의 사업방식이다. 시장경제를 감시하는 대신 기생하고 있다”며 인신공격을 퍼부었다. 민주당은 이에 맞서 나 후보의 재산급증과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신축 부지매입을 놓고 공세에 나섰다. “집이 없는 게 아닌데도 퇴임 후에 살 집을 구한 것이 일반 국민이 보기에 너무 과도했다(손학규 대표)”, “(이 대통령의 아들인 시형씨가 시세보다 싸게, 청와대 경호처는 시세보다 비싸게 땅을 매입한 의혹에 대해) 아들의 부담을 국가가 떠받든 것 아니냐(정세균 최고위원)”는 비판의 목소리가 잇따랐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이 근거없는 색깔론과 병역문제로 공세하고 있다”며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와 후손, 박 후보와 가족을 욕보인 것에 책임져야 한다”고 역공을 취했다. 하지만 나 후보는 이날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네거티브와 검증은 구별해야 한다. 근거 없는 비방이나 깎아 내리기 흠집내기 네거티브는 지양하되 후보자로서 도덕성 자질은 검증돼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네거티브 공방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김수진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검증은 객관적 팩트를 자신들이 파악하거나 묻거나 해야 하는데 한 가지 사실에 대해 계속적으로 반복해서 말하는 것은 검증이라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신율 명지대 정외과 교수는 “네거티브를 통해 지지층을 결집하는 효과가 분명 있지만 그것으로 선거 성패가 갈린다면 그만큼 정치가 후진적이라는 것을 반증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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