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지속가능 발전' 과 '녹색 GDP'

최근 들어 ‘지속가능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이라는 개념이 여러 부문에 확산되고 있다. 유엔과 여러 민간기구들을 중심으로 생태계 보전과 자원의 지속적 이용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추진하는 흐름이 새로운 국제 질서로 자리잡고 있다. 지속가능 발전은 미래세대가 함께 누려야 할 자원과 환경을 현재 세대의 지나친 탐욕에 의해 손상하거나 고갈시키지 말자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우리 모두가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태계의 일부인 만큼 자연과 환경을 무자비한 개발의 대상으로 보지 말고 인간과 자연이 함께 공존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자는 데서 출발하고 있다. 최근 필리핀 레이테섬의 초대형 산사태나 중국 지린성 쑹화강 오염사건과 같은 환경재앙의 발생은 이제 환경문제를 전지구촌이 함께 고민하고 풀어야 할 과제임을 말해준다. 지난날 고도성장의 개발연대에 간과되었던 자연과 환경의 가치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면서 이제 우리도 환경문제를 선진화와 삶의 질을 판단하는 중요한 잣대로 삼기 시작했다. 그런데 경제성장과 국민복지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로서 우리가 자주 이용하는 국내총생산(GDP) 통계는 국민들의 참다운 복지수준은 말할 것도 없고 환경오염이나 자원파괴를 제대로 반영해주지 못하고 있다. 시민들이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면 GDP는 늘어나고 텃밭에서 채소를 가꾸어 먹기보다 농약에 찌든 채소를 구입해 먹을수록 GDP는 증가한다. 걷거나 자전거를 타기보다 차를 운전할 때, 창문을 열기보다 에어컨을 켤 때 GDP 증가에 기여하게 된다. 심지어 울창한 숲이나 산의 나무를 베어도 GDP는 늘어나고 유조선이 좌초해 바다를 오염시키면 청소하는 데 드는 비용이 GDP에 계상된다. 이처럼 환경을 포함한 국민의 복지 수준을 제대로 나타내지 못하는 GDP의 대안으로 나온 것이 녹색GDP이다. 녹색GDP는 경제활동으로 인한 환경자본 소모분이나 환경오염으로 인한 비용만큼을 GDP에서 공제한다. 녹색GDP는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환경보전과 환경투자의 촉진을 위한 자료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UN과 OECD 등 국제기구와 선진국을 중심으로 녹색GDP의 산출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환경부의 주도 하에 녹색GDP 작성을 준비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건설하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다. 우리의 자식과 손자 세대들도 다같이 쾌적한 환경 속에서 소중한 자원을 이용하는 가운데 쾌적하고 안락한 삶을 누릴 수 있는 환경 친화적 발전을 추구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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