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아이칸은 로빈후드가 아니다"

'주주 행동주의' 명분 불구 소액주주로부터 잇단 피소<br>비즈니스위크 "위선" 지적


“아이칸은 로빈후드가 아니다.” 세계적 ‘기업사냥꾼’인 칼 아이칸(사진)이 소액주주의 권익 대변자처럼 행동하고 있지만 오히려 소액주주들로부터 잇달아 소송을 당하는 등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가 보도했다. 비즈니스위크는 최신호(3월6일자)에 실은 ‘칼 아이칸:아직도 로빈후드를 가장하다(Still An Improbable Robin Hood)’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아이칸은 ‘주주 행동주의’ ‘주주 민주주의’라는 그럴 듯한 명분을 내세워 소액주주들의 대변자인 것처럼 자신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지만 소액주주들로부터 아이칸 자신이 소송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그는 인수 기업을 자기 마음대로 경영한다는 이유로 현재 2개 회사의 소액주주들로부터 소송을 제기당한 상태다. 샌즈카지노 호텔 소액주주들은 아이칸이 자신의 지주회사인 ‘미국 부동산 파트너스’에 카지노 자산을 흡수시키는 과정에서 소액주주들에게 주식처분 기회를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해 9월 고소했다. 통신회사인 XO커뮤니케이션즈 소액주주들도 아이칸을 고소한 상태다. 아이칸은 파산상태였던 XO에 지난 2003년 손을 댔고 이후 이 회사는 6억2,000만달러의 총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아이칸은 XO의 유선사업 확장을 위해 7억달러를 내기로 XO와 합의했지만 이 돈은 당초 계획과는 달리 장기채무 변제와 우선주 지급에 사용됐고 대부분의 이익이 아이칸에 돌아갔다. 이 회사 대주주(지분 8%)인 R2인베스트먼트의 홀로웨이 2세는 “이는 말 그대로 위선”이라며 “아이칸의 이사회 장악이 비정상적인 거래를 가능하게 했다”고 꼬집었다. 비즈니스위크는 많은 경우 아이칸이 의도하는 대로 될 수 있겠지만 아이칸이 회사 경영권을 장악한다고 해서 항상 소액주주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은 아니라고 결론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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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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