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낮에 아주 졸리는 '기면증' 원인 규명

홍승봉교수팀, PET이용 뇌활동 지도 세계 첫 작성

"낮에 아주 심하게 졸리세요. 그렇다면 그것은 단순한 졸음이 아니라 뇌 활동저하와 관련된 질병입니다" 낮에 심하게 졸리는 난치성 수면장애인 `기면증'의 원인이 뇌 특정부위의 활동저하 때문이라는 사실과 이를 증명할 수 있는 기면증 환자의 뇌 활동 저하부위에 관한 뇌 지도가 국내 의료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밝혀졌다. 성대의대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홍승봉 교수, 주은연 전임의 연구팀은 양전자단층촬영기(PET)을 이용, 기면증 환자와 정상인의 뇌 활동을 비교한 결과 뇌의 특정부위에서 포도당 대사가 현저히 저하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15일 밝혔다. 홍 교수팀은 이에 관한 연구결과를 세계적인 임상신경학 학술지인 `Annals of Neurology' 최근호에 발표했다. 홍 교수팀은 사람의 뇌가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는 점에 착안, PET를이용해 정상인 24명과 기면증 환자 24명의 뇌활동을 비교 분석한 결과 기면증 환자군은 시상하부, 시상, 전두엽 및 두정엽 부위에서 포도당 대사가 정상인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그동안 동물실험에서 시상하부내 `히포크레틴'(Hypocretin)이라는 각성 호르몬의 결핍이 기면증의 원인일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인체를 대상으로 PET 검사를통해 확인한 것이며 시상과 전두엽, 두정엽에도 이상이 있음을 처음으로 밝혀낸 것이다. 히포크레틴 호르몬은 뇌의 포도당 대사와 밀접한 관련돼 있기 때문에 이번 연구에서 밝혀진 기면증 환자의 뇌에서 포도당 대사가 떨어진 부위는 히포크레틴이 생성되고 전달되는 경로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홍 교수는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기면증 환자의 뇌 활동이 크게 떨어진 부위를 정확하게 발견해냄으로써 향후 기면증 환자의 진단과 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관련 학계는 기대하고있다. 연구결과 포도당대사가 현저히 떨어진 부위로 밝혀진 시상하부는 대뇌 중심부(깊은 곳)에 위치하는 작은 뇌조직이지만 각성과 수면, 호흡, 운동기능, 체온, 식욕조절 등의 인간의 기본적인 삶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역시 기면증 환자의 뇌에서 포도당 대사가 떨어진 부위로 감정과 기분을 조절하는 '뇌량밑 전두엽(subcallosal gyrus)'과 기억에 관여하는 '내측 전두엽'은 시상하부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기면증 환자에게 흔히 보이는 탈력발작, 우울증과 기억력 저하의 원인을 규명하는 데 단초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에 홍 교수팀이 기면증을 일으키는 뇌부위를 밝혀냄으로써 기면증의 진단과치료에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금까지 기면증 치료제는 주로 각성제 성분이 든 약물로 중추신경계에 부작용을 초래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으며 최근 개발된 약물은 시상하부에 더 국한적으로작용하기 때문에 이전에 비해 부작용은 줄었지만 약물작용의 기전을 정확하게 밝혀내지 못했다. 홍 교수는 "아직까지 기면증을 질병으로 보기보다는 '잠이 많은 것'으로 가볍게여기는 경향이 많았다"면서 "그러나 이번 연구결과 기면증은 뇌의 기질적 문제에 의한 질병임이 명확하게 밝혀졌다"고 말했다. 그는 "기면증의 주요증상인 주간졸림증 뿐만 아니라 탈력발작 등 렘수면(얕은잠) 이상의 원인이 되는 뇌 부위를 증명함으로써 향후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크게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정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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