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의 경제고통지수가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12일 ‘경제고통지수가 다시 상승하고 있다’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올해 1~8월 평균 한국의 경제고통지수는 8.1%로 2008년 월평균 7.8%보다 높다”고 밝혔다. 경제고통지수는 국민이 체감하는 경제적 삶의 어려움을 계량화해 수치로 나타낸 것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실업률을 합한 값이다.
주 위원에 따르면 경제고통지수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월평균 7.8%에서 2009년 6.4%로 떨어졌으나 2010년 6.7%, 2011년 8.1%로 다시 상승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지난 5월 7.3%를 저점으로 6월 7.7%, 7월 8.0%, 8월 8.3% 등 3개월 연속 올랐다.
다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는 27개국 가운데 22위로 비교적 양호한 수준이었다. 경제고통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는 스페인(24.2%)이었고, 그리스(19.5%), 슬로바키아(17.0%), 아일랜드(16.9%), 포르투갈(16.0%) 등 극심한 재정위기를 겪는 유럽국가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미국은 12.0%로 10위, 독일은 8.4%로 21위였다. 일본은 4.4%로 27개국 중 가장 낮았다.
한국의 경제고통지수가 높아진 것은 높은 소비자물가 상승률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의 실업률은 3.6%로 노르웨이(3.3%)를 빼면 가장 낮았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5%로 터키(5.5%)를 제외하면 가장 높았다.
주 위원은 “세계 경제 불안이 지속될 경우 성장 둔화로 인한 고용 부진과 환율 상승에 따른 고물가로 경제고통지수가 높은 수준을 지속할 우려가 있다”며 “물가상승에 대한 미시적 대응을 통해 기대인플레 심리를 안정시키는 한편 관세 인하 및 외환시장 안정을 통해 수입물가 상승압력을 완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