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일 증권사 잇단 도산(사설)

일본의 증권사들이 잇달아 도산, 국내에도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20일전에는 일본 증권업계의 제9위인 산요(삼양)증권이 파산,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어제(24일)는 4대증권사 가운데 하나인 야마이치(산일)증권이 자진 폐업키로 결정, 일본의 금융시장에 강진을 일으키고 있다. 불과 한달사이에 증권사가 2곳, 시중은행이 한곳(북해도 척식은행)이나 도산한 것이다. 호송선단식 정부보호막 속에서 안주해 오던 「일본주식회사」가 세계화·글로벌시대에 적응하지 못한 채 결국 두손을 들었다.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감수해야 하는 우리로서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야마이치는 지난 1897년 창립, 올해로 1백년을 맞은 유서깊은 증권사로서 노무라(야촌)· 다이와(대화)·닛코(일흥) 등과 함께 전후 일본을 이끌어왔다. 지난 9월말 현재 고객예탁자산만도 24조엔, 국내점포 1백17개소·종업원 7천5백명에 계열사가 24개나 된다. 야마이치의 도산은 계열사에 대한 지원 등이 경영을 압박한데 그 원인이 있다. 야마이치의 부채는 3조엔, 계열사를 포함한 총부채는 6조엔을 넘어선다. 계열사 등을 통해 거품경기때 담보로 잡아 놓은 부동산 값이 폭락, 이것이 도산으로 몰고 온 것이다. 우리와 똑같다. 일본정부는 이번 야마이치 사태에 대해 당장의 충격은 크지만 장기적으로는 일본의 금융체질을 강화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만큼 바닥이 탄탄하게 다져진 때문이다. 문제는 우리나라다. 우리는 지금 IMF의 구제금융을 비롯, 미국·일본의 중앙은행으로부터 협조융자를 받아야 할 처지다. 일본정부는 협조융자를 거부했다. IMF에 기댈 수밖에 없다. IMF의 간섭이 한층 거세질 것임은 틀림없다. 금융시장의 빅뱅(금융대개혁)도 가속화가 예상된다. 야마이치의 도산이 우리에게는 또 하나의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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