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스윙을 충분히 한 뒤 스윙톱에서 잠깐 멈췄다 출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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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냐 정확도냐. 골프에서 필수불가결하면서도 양립하기는 힘든 요소다. 이 두 가지 사이의 우선순위를 따지는 논쟁은 끊이질 않았다. 장비기술이 발달한 최근엔 골퍼들이 일단 멀리 보낸 뒤 짧은 클럽으로 온 그린 확률을 높이는 식의 공략법을 선호하는 추세다. 때문에 과거에 비해 장타의 중요성이 크게 강조되고 있다. 누구나 300야드를 때릴 수는 없겠지만 누구든 현재의 거리보다 20~30야드는 늘릴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유명 교습가의 조언과 전문 서적의 내용을 바탕으로 샷 거리 증대 방법을 정리했다.
◇‘바나나 궤적’을 펴라= 구력이 10년 가까이 되는 문 모씨는 요즘 드라이버만 잡으면 싱글벙글이다. 지독한 슬라이스 탓에 ‘관광 볼’이라는 별명이 따라다녔던 그 이지만 최근엔 끝에서만 살짝 휘어지는 ‘진짜’ 페이드 구질로 바뀌면서 20야드 이상 거리가 늘었기 때문이다.
비결은 극도의 ‘아웃사이드-인’이던 궤도를 ‘인사이드-아웃’ 형태로 교정한 데 있었다. 교정의 핵심은 테이크어웨이(백스윙 초기단계) 때 클럽헤드를 직선으로 빼주던 데서 처음부터 몸 안쪽으로 완만한 원호를 그리는 형태가 되도록 바꿔준 것. 이렇게 하면 백스윙 톱에서 헤드를 몸 안쪽으로부터 바깥쪽(볼)을 향해 힘차게 던져줄 수 있는 완벽한 준비가 갖춰진다.
◇최신 장비 덕도 무시 못해= 비용이 들지만 최신 클럽으로 바꾸는 것도 가장 손쉽게 샷 거리를 늘릴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구형 클럽보다는 유효타구면이 넓고 헤드 소재와 디자인, 샤프트 성능 등에서 진일보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제품들은 대부분 임팩트 때 비틀림에 대한 저항인 관성모멘트를 아주 크게, 그리고 무게중심을 낮고 깊게 설계한 헤드 덕분으로 볼의 직진성이 뛰어나다. 슬라이스도 완화된다. 탄도는 높으면서도 볼에 걸리는 백스핀의 양은 줄이는 방향으로의 연구 개발이 진척돼 비거리 증대를 도와준다.
◇스위트스폿에 맞혀라= 아마추어 골퍼의 경우 제대로 거리가 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정타를 못하는 것이라 한다. 클럽페이스 상에서 가장 반발력이 높은 지점인 스위트스폿으로부터 1㎝ 벗어나 맞을 때 7야드 정도 거리 손실이 발생한다는 로봇테스트 결과도 있다.
페이스에 찍힌 볼 자국의 위치로 봤을 때 10~20야드는 손해를 보는 일이 허다하다. 스윙이나 헤드스피드, 클럽 등 다른 아무런 변화 없이 정확한 타격만으로도 상당한 거리 이득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은 명심할 필요가 있다.
◇백스윙 크기를 충분히= 백스윙을 충분히 하라는 것은 유연성이 허락하는 한 몸통을 수평으로 감아주라는 의미로, 톱에서 헤드가 지면을 향해 내려지는 오버스윙과 구별해야 한다.
충분한 백스윙의 이득은 ‘여유’와 ‘가속’에 있다. 백스윙은 파워를 충전하는 단계이면서 동시에 다운스윙의 준비 단계다. 백스윙을 너무 짧게 하면 열렸던 클럽페이스가 임팩트 구간에서 직각으로 되돌려질 시간이 충분치 못하게 된다. 결과는 페이스가 열린 채 맞으면서 방향성과 거리 모두 뚝 떨어지는 샷이 되고 만다. 백스윙을 충분히 해야 페이스를 직각으로 되돌리기 쉽고 임팩트까지 클럽헤드가 가속을 받는 구간도 길어진다. 스윙 톱에서 팽팽한 긴장감을 느껴 다운스윙 때 몸을 힘차게 풀어주면서 임팩트가 놀랄 정도로 강력해진다.
◇피니시를 확실하게= 볼만 때리고 나면 모든 게 끝이라고 생각하면 거리를 낼 수가 없다. 임팩트 직후 감속하면 정확히 맞힌 느낌인데도 거리가 덜 나고 똑바로 날아가지 않는다. 단거리 달리기 선수들을 보면 골인지점을 지난 뒤에도 곧바로 속도를 줄이지 않고 한참을 더 달려나간다. 그래야 골인지점까지 최대의 속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윙도 폴로스루 때까지 힘차게 해줘야 볼에 체중이 완전히 실려 멀리 날아가고 페이스와 볼의 접촉시간이 길어져 직진성도 높아진다. 임팩트 구간에서 펴진 오른팔을 헤드가 타깃 방향을 지날 때까지 관성과 원심력에 따라 뻗어준 뒤 양손을 머리 뒤쪽까지 높게 마무리한다. 볼을 정확하게 맞혀야 한다는 걱정 때문에 임팩트 순간 감속시키면 헤드가 너무 일찍 안쪽으로 들어오면서 슬라이스 스핀이 걸리거나 가벼운 구질이 되고 만다.
◇몸부터 만들자= 몸을 장타를 때려내기에 적합한 상태로 준비하는 것은 기본이다. 유연성과 균형을 기르고 골프스윙에 주로 활용되는 신체 부위의 근력을 효과적으로 강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