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21호인 불국사 석가탑(삼층석탑)이 47년 만에 속살을 드러낸다.
석가탑 해체 수리 복원 사업을 진행 중인 국립문화재연구소 경주석조문화재보수정비사업단은 2일 오후 2시 현장에서 2층 옥개석(屋蓋石. 지붕처럼 덮은 돌)을 해체하고 그 아래 몸돌인 탑신(塔身)의 사리를 모시기 위한 공간인 사리공(舍利孔)을 노출한다고 말했다.
석가탑이 사리공(가로세로 각각 41㎝, 깊이 19㎝)을 노출하기는 1966년 이후 47년 만이다.
석가탑은 일부 석재에서 균열 등이 발견돼 2010년 12월16일 문화재위원회가 해체 보수가 결정했다. 지난해 9월 해체를 시작해 그 해 12월에는 상륜부(上輪部)가 모두 해체된 상태이며, 이날 현재 탑신부 해체가 진행 중이다.
석가탑은 1966년 사리공의 사리장엄 유물을 노린 도굴꾼들에게 훼손되자 해체수리가 결정됐다.
그 과정에서 2층 탑신 사리공에서 사리와 함께 금동제 외합, 은제 내합, 세계 최고의 목판인쇄물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 고려 초기 때 석탑을 고쳐 쌓은 내력을 기록한 문서인 중수문서 등이 발견됐다.
이 중 28건은 국보 제126호로 지정돼 현재 조계종 불교중앙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이번 해체 과정에서 수습하는 사리장엄구는 47년 전에 넣은 복제품이 대부분이지만 은제 사리호와 목제 사리병은 재봉안한 원래의 성보문화재다.
연구소는 수습한 사리를 석탑 복원 때 재봉안하기 전까지는 불국사 무설전에 모시고 석가탑 사리친견법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사리장엄구는 수습 후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에서 조사와 보존처리를 시행한 후에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재봉안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통일신라시대 경덕왕 원년(740)에 김대성이 불국사를 발원하면서 세운 석가탑은 고려 초기인 현종 시대에 경주 일대를 덮친 지진으로 일부가 파괴되자 대대적으로 수리했으며, 이후 천년을 버티다 1966년 해체됐다.
하지만 반세기 전 해체를 진행하다가 2층 옥개석을 들어내리는 과정에서 돌이 굴러떨어지는 바람에 해체를 중단하고, 2층 몸돌 사리공에서 사리장엄구만 수습한 채 다시 탑을 쌓아올렸다.
2층 옥개석까지 해체한 석가탑은 상반기 중으로는 기단까지 전면 해체된다.
연구소 배병선 건축문화재연구실장은 “하부까지 모두 해체한 다음 지반 조사를 할 예정”이라면서 “그 결과에 따라 석탑 하부와 주변 일대에 대한 발굴조사를 벌이게 된다”고 말했다.
발굴조사 결과를 토대로 지반을 보충한 석가탑은 내년 3월 무렵에는 재조립에 들어가 6월 무렵에는 복원을 완료할 계획이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