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잡스없는 애플'에 우려 여전

분기 순익 60억弗 사상 최대 실적에도<br>개도국서 수요 확대 등 긍정적 미래 전망 불구<br>"잡스 부재로 평범한 회사 전락" 지적도 많아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갑작스러운 병가로 전세계 정보기술(IT) 업계가 술렁이는 사이 애플은 무덤덤하다는 듯 사상 최고 실적을 발표했다. 덕분에 떨어지던 주가가 다소 회복됐지만 우려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애플은 2011 회계연도(2010년 10~12월) 순이익이 60억달러(약 6조6,700억원)로 전년보다 77.5% 늘었다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0% 증가한 267억4,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크게 웃도는 수치인데다 애플 설립 이후 최고의 실적이다. AP통신은 "잡스의 부재를 잠시라도 잊게 해주는 놀라운 수치"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애플의 실적은 아이폰 1,624만대, 아이패드 733만대, 아이팟 1,945만대를 판매한 힘에서 나왔다. 특히 아이패드의 경우 지난해 4월 출시될 때만 해도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내보였지만 전세계적으로 태블릿PC 열풍을 주도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잡스의 공석을 대신하고 있는 팀 쿡 애플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을 통해 "애플이 전세계 스마트폰ㆍPC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아직 낮다"며 "애플의 미래를 매우 확신한다(We feel very, very confident)"고 강조했다. 전망치를 뛰어넘는 실적이 발표되면서 이날 애플의 주가는 회복세를 보였다. 전날 잡스 CEO가 세 번째 병가를 냈다는 소식에 애플의 주가가 6% 이상 추락했지만 이날 증시에서는 하락폭이 2%대로 줄면서 주당 340.6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덕분에 시장에서는 애플의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쇼 우 커프먼브로스 애널리스트는 "며칠이나 몇 주 내 투자자들이 애플에 대한 믿음을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팟이 꾸준히 잘 팔리는데다 중국 등 개발도상국에서도 애플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 등이 근거다. 지난 분기 전세계에 문을 연 321개의 애플스토어 중 중국의 애플스토어가 방문자 수, 매출에서 1위인 것으로 집계됐다. 또 아이패드가 당초 예상보다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 현재 20개국에서 올해에는 35개국으로 판매국을 늘린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잡스의 부재에 따른 애플의 몰락을 예견하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미국의 IT 애널리스트인 로저 케이는 "잡스 없는 애플은 그저 평범한 회사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또 애플이 '프라이버시'를 이유로 잡스의 건강에 대해 굳게 입을 다물고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됐다. 애플이 잡스의 부재로 흔들릴 경우 파장은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일단 회사 규모(시가총액 기준)가 최근 수년간 800억달러에서 3,120억달러로 불어난데다 잡스의 첫 번째, 두 번째 병가 때에는 구글 같은 강력한 경쟁자가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는 아이폰ㆍ아이패드의 최대 적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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