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아름다운 소통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발전으로 표현의 창구가 점차 다양해지는 요즘에도 이상하게 '소통'이 어렵다는 이야기가 많다. 논리정연하고 세련된 표현을 구사하는 달변가들 역시 소통의 어려움을 토로한다. 왜 소통이 어려울까. 소통의 문제는 어디에 있는가. 소통의 문제가 자신의 진의를 상대가 이해하지 못해서 생기는 것으로 알고 상대를 설득시켜 오해를 해소하는 방편으로 생각하는 한 소통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 세계적인 토크쇼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의 인기비결은 그의 아픈 과거까지도 진솔하게 고백하며 게스트와 패널, 나아가 시청자와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소통하는데 있다고 한다. 까만 피부와 뚱뚱한 몸매, 사생아로 태어나 14살에 미혼모가 됐던 그였지만 자신을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고 자신감을 갖고 진솔해졌을 때 시청자와 완전한 소통이 이뤄진 것이다. 소통은 상대를 존경하고 믿는 데에서 시작된다. 자신을 내려놓고 속마음까지 드러내 보일 때 비로소 공감이 이뤄진다. 자신을 남에게 보인다는 것은 자신에 대한 존경과 자신감이 있을 때 가능하다. 상대와 자신을 존중하며 비밀스러운 내면을 보일 때 소통의 물길이 트일 것이다. 오페라 '사랑의 묘약'에 나오는 테너 아리아 '남몰래 흐르는 눈물'은 남성들이 꼭 한번 멋지게 불러보고 싶은 유혹을 느끼는 곡이다. 싸구려 포도주를 사랑의 묘약으로 속아서 비싼 값을 주고 사 마시고 부르는 순진무구한 청년 네모리노의 진심에 예쁘고 영리한 지주의 딸 아디나가 감동으로 눈물을 흘리며 마음을 여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눈물은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감정의 표현이자 진정성의 결정체이다. 얼마 전 TV에 방영된 다큐멘터리 영화 '울지마 톤즈'는 전국을 울음바다로 만들었다. 분노와 증오ㆍ가난과 질병의 땅 수단에서 의사이자 건축가ㆍ음악교사이자 수학선생님이었던 고(故) 이태석 신부는 톤즈의 아버지로 불리었다. 목숨을 걸고 가족과 소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딩카족에게 눈물은 가장 큰 수치였지만 그들이 쫄리 신부를 보내던 날, 총 대신 악기를 들고 울고 말았다. 메마르고 팍팍한 수단인의 가슴에 단비가 되어 준 남자 쫄리 신부, 그를 향해 부르는 톤즈인의 노래, '싸랑해, 탕신을'을 들으며 눈물이 흐르는 순간, 우리 국민 모두는 소통했다. 눈물은 지켜보는 상대의 마음으로 소통하고 흘리는 당사자를 정화한다. 다른 동물과는 달리 신으로부터 '순정하고 빛나는 눈물'을 선물받은 인간은 서로 진정 소통할 수 있는, 축복받은 존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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