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과 세상] 과학 악용한 주장·엉터리 제품 고발

■ 배드 사이언스 (벤 골드에이커 지음, 공존 펴냄)


오메가3는 머리를 좋게 만들어준다, 석류 주스를 마시면 DNA 노화를 늦춰 젊어진다, 카레의 원료인 강황은 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탁월하다… 사람들은 제품을 구매할 때 '과학적 근거'가 제시돼 있으면 더욱 안심한다. 하지만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접하는 수많은 '과학'은 과연 검증된 것일까? 영국 국립의료원 신경정신과 전문의이자 과학저술가인 벤 골드에이커는 우리가 통상적으로알고 있는 '과학적 상식'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 지 지적한다. 저자는 책에서 과학을 악용한 거짓 주장과 엉터리 제품을 철저히 해부해서 비판한다. 특히 돌팔이 의료인과 사이비 의약품, 제약 회사의 부조리한 횡포를 적나라하게 파헤친다. 책이 출간된 후 영국에서 국민체조 수준으로 유행하던 '뇌 체조'열풍은 한순간에 사그라들었고 독소를 없애준다는 '디톡스 패치' 역시 자취를 감췄다. 책은 암과 에이즈를 고친다는 비타민 약부터 허위 자격증과 학위를 내세워 스타가 된 거짓 전문가까지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을 속이는 '배드 사이언스'를 고발한다. 저자는 이 책을 집필한 궁극적인 이유가 단순히 거짓 주장을 고발하기 위해서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해서 비합리적인 것을 믿고 따르게 되는 지 설명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다양한 제품과 사람들을 고발하던 저자는 책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궁극적으로 왜 '배드 사이언스'가 판을 치게 되는 지 분석한다. 똑똑한 사람들이 자신의 직관에 빠져 멍청한 것을 믿게 되고 입맛대로 통계를 주무르는 바람에 오류를 만들며 '아니면 말고'식의 과학기사들이 넘쳐난다는 것이다. 책이 '배드 사이언스'를 당장 없앨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어떤 과정에 의해 우리가 '배드 사이언스'에 속게 되는 지는 알게 해 준다. 1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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