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경기회복 타고 수요 느는데 원자재값 급등…생산비용도 껑충

[중동 정세 불안 심화… 물가 비상] 인플레 압력 글로벌 확산<br>美 지난달 제조업지수 7년만에 최고치 기록<br>유럽·日·中·印도 생산자물가 가파른 상승세<br>소비자물가 아직 반영안돼… "앞으로 더 심각"



경기 회복세를 탄 주요국가들의 제조업 생산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원자재 가격 급등의 여파로 전세계 생산비용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일(현지시간) 미국과 유럽 등 세계 주요국들의 생산이 수년래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지난달 생산비용이 급등, 앞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한층 가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미국의 공급관리협회(ISM)는 지난달 제조업지수가 61.4로 지난 2004년 5월 이후 약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ISM지수는 이로써 19개월 연속으로 상승, 미국 제조업 경기가 빠르게 호전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하지만 회복되는 경기보다 빠른 속도로 기업들의 물가상승 압력도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ISM제조업지수 내 가격지수는 82.0으로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조사 대상인 350명의 구매관리자 가운데 원자재 구입비가 올랐다는 응답은 66%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ISM 조사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가격지수를 볼 때 기업들이 원자재 비용에서 상당한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의 제조업 경기도 빠른 속도로 확장되며 기업들의 생산비 압력을 높이고 있다. 지난달 유로존의 구매관리자협회지수(PMI)가 59%로 전월(57.3%) 대비 1.7%포인트 상승하며 2000년 6월 이래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유럽 각국의 생산자 물가는 예상치를 뛰어넘는 상승폭을 나타내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고조시키고 있다. 지난달 발표된 유로존의 지난해 12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5.3%의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었으며 유럽 경기를 이끄는 독일의 1월 PPI 역시 예상을 넘는 5.7%를 기록해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기업들의 생산비 압력을 보여줬다. 오랜 디플레이션에 빠져 있는 일본에서도 생산비용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일본은행은 최근 지난해 일본의 기업물가지수(CGPI)가 전년동기 대비 1.6% 상승했다고 밝혔다. 생산자물가에 해당되는 일본의 CGPI가 상승한 것은 4개월째로 지난해 12월에는 2008년 11월 이후 가장 가파른 오름폭을 보였다. 인도 역시 2월 HSBC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가 57.9로 전월 대비 상승, 물가 상승폭이 아시아 최고 수준에 머물고 있다. 1월 인도의 도매물가지수는 전년동월 대비 8.23%를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은 경기과열을 억제하기 위해 당국이 지난해 10월부터 금리를 인상하는 등 고강도 긴축정책을 펴면서 생산증가가 둔화하고 있지만 유가급등 등 외부의 물가상승 압력이 강화하면서 생산비용은 쉽게 줄어들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PPI는 1월 6.6%로 올라섰으며 JP모건 전망에 따르면 2월에는 이보다 한층 높은 6.8%에 달할 것으로 관측됐다. HSBC 인도 및 아세안 담당 이코노미스트인 리프 에스케센은 "제조업 경기의 확장 속에 노동시장 수급이 더욱 팽팽해질 것으로 보이는데다 원자재 가격까지 오르고 있어 제조업체의 원가상승 압박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더 우려되는 것은 이 같은 생산비 증가가 아직까지 소비자물가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소비위축을 우려하는 기업들이 아직까지는 원가부담을 떠안고 있지만 고유가 등 생산비 부담이 가중될 경우 소비자들에게 가격부담이 전가되면서 체감 인플레이션 압력은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마틴 반 블리엣 ING 애널리스트는 "최근의 원자재 가격 강세가 아직까지 소비자 물가에 완전하게 반영되지 않은 상태"라면서 "이에 따라 앞으로 몇 달간 각국의 인플레이션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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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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