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김우중 회장 귀국해 잘잘못 가려야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귀국설이 또다시 나오면서 그의 공과에 대한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측근 변호사를 통해 “중형을 선고 받더라도 모든 것을 감수하고 귀국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99년10월 중국 출장을 이유로 해외에 도피중인 그는 그동안 여러 차례 귀국의사를 밝혔으나 아직까지 귀국하지 않고 있다. 김 회장은 귀국을 미룰 때마다 “대법원의 판결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지난 4월 대법원의 판결이 나온 만큼 이번에는 반드시 귀국해 잘못한 것이 있으면 책임을 지고, 바로잡을 게 있으면 바로 잡는 떳떳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 그것이 23조원의 추징금을 물어내고 실형을 살게 된 대우그룹 전ㆍ현직 임원들에 대한 도리일 것이다. 김 회장만큼 공과에 대해 평가가 엇갈리는 기업인도 많지 않을 듯 하다. 그는 맨주먹으로 기업을 일으켜 30년 만에 세계적인 기업으로 육성함으로써 한때 샐러리맨들의 우상이었다.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세계시장개척에 주력해 세계속에 한국기업을 뿌리내리게 했으며 요즘 모든 기업들이 외치는 글로벌 경영인 ‘세계경영’이라는 새로운 성장모델을 만들어가기도 했다. 그러나 관계당국의 조사결과 41조원에 이르는 분식회계와 이를 이용해 10조원의 사기대출을 받았고 수출대금 가운데 수십억달러를 해외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결국 이 같은 무리한 경영으로 대우그룹은 공중 분해됐으며 그를 믿고 따르던 대우인은 물론 투자자들에게 엄청난 손실을 입혔다. 부실대출을 한 은행은 28조원에 이르는 공적자금이 투입됐다. 김 회장은 개인적으로 치부하지 않았고 세계경영을 사기로 모는 것은 부당하며, 분식회계는 있었지만 41조원은 터무니없다며 억울해 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런 만큼 김 회장은 이번에는 반드시 귀국해 김 회장 개인이 책임질 일은 책임지고 대우그룹의 해체과정에서 정부정책의 실수는 없었는지, 은행은 역할을 제대로 했는지 등을 낱낱이 밝혀 경제회생의 교훈으로 남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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