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상금왕 보다 메이저 우승이 중요?

도널드 양대 상금왕 석권 불구 메이저 무관으로 평가 엇갈려


"골프 역사상 처음 기록된 위업이다." Vs "메이저 대회 우승도 없지 않은가." 루크 도널드(34ㆍ잉글랜드)가 사상 최초로 미국ㆍ유럽 프로골프 투어 단일 시즌 동시 상금왕을 석권했지만 골프계의 가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도널드는 지난 11일 끝난 유럽 투어 두바이 월드챔피언십에서 3위를 차지, 상금왕 역전을 노렸던 로리 매킬로이(22ㆍ북아일랜드)를 제치고 상금랭킹 1위를 지켜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상금왕 등극에 이어 양대 투어 '넘버원'에 등극했다. 5월 말 이후 세계랭킹 1위의 권좌에 올라 있는 도널드는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미국ㆍ유럽 투어에서 상금왕과 함께 평균 타수 1위 타이틀까지 삼키면서 전인미답의 '더블 더블(2개의 2관왕)'을 이뤄낸 것이다. 하지만 위업에 대한 골프계의 반응은 예상보다 뜨겁지 않은 분위기다. '메이저 대회 무관(無冠)'이 가장 큰 이유다. 미국 스포츠전문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의 시니어 라이터 개리 반 시클은 "도널드는 PGA 투어 시즌 최종전에서 우승하며 극적으로 상금왕에 올랐고 시즌 내내 꾸준한 성적을 보인 만큼 올해의 진정한 넘버원이었다는 점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며 도널드를 옹호했다. 그러나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SI의 다른 시니어 라이터인 마이클 뱀버거는 "기록집에는 최초로 남겠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 시대 흐름에 따라 중요도는 상금에서 타이틀로, 다시 메이저 대회 우승으로 옮아가고 있다. 도널드는 아직 메이저 대회 우승이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또 4대 메이저 대회와 4개의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가 미국ㆍ유럽 투어 상금랭킹에 중복 합산되기 때문에 타이거 우즈(36ㆍ미국)가 유럽 투어 대회 출전 수를 늘렸다면 과거 몇 차례 동시 상금왕을 차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가정도 제기되고 있다. 도널드의 위업이 역설적으로 메이저 대회 우승의 가치를 더욱 높인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따라서 내년 남자 골프계는 메이저 대회 우승컵 쟁탈전이 불꽃을 튀길 수밖에 없다. 도널드를 비롯해 도널드 직전 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리 웨스트우드(37ㆍ잉글랜드ㆍ현재 3위)는 진정한 최정상급의 반열에 오르기 위해 '메이저 무관'의 꼬리표를 반드시 떼야 한다. 2년여 만의 우승으로 부활을 알린 우즈에게도 오는 2012년은 잭 니클라우스의 메이저 최다승 기록(18승ㆍ우즈는 14승) 도전을 향한 기로다. 올해 US오픈에서 기록적인 메이저 첫 승을 올린 '영건' 매킬로이는 이미 메이저 사냥꾼의 기질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여기에 마스터스 우승을 필생의 목표로 세운 '탱크' 최경주(41ㆍSK텔레콤) 등 코리안 형제들도 메이저 대회마다 당당한 우승 후보로 나선다. 불꽃 경쟁이 벌어질 2012년 시즌 개막이 벌써부터 기다려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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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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