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국내社 증시 전망 엇갈려
외국계, 금리인하 때맞춰 '바이 코리아'vs"경기회복 효과에 의문"
외국인 단기투자자금 19兆원 그쳐
외국계와 국내 증권사의 한국증시에 대한 관점이 각각 ‘낙관론’ 대 ‘신중론’으로 나뉘어 극심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금리인하를 전후로 외국계 증권사들은 일제히 ‘바이 코리아’를 외치고 있다. 한국에 대한 투자전략도 ‘비중확대’로 상향 조정하고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자신 있게 장밋빛 전망을 내놓는다.
반면 국내 증권사들은 금리인하가 실질적인 경기회복으로 이어질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후속 경기부양대책을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다 금리인하가 투자심리 및 소비심리를 누그러뜨릴지에 대해 확신하기 어렵다는 신중한 입장이다.
◇외국인, "바이 코리아 지속" 전망=
메릴린치ㆍJP모건 등 외국계 증권사들은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소식이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한국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올렸다.
이원기 메릴린치 전무는 “금리인상 이전부터 한국증시는 상승장에 진입하고 있었다”면서 “금리인상은 상승 분위기를 더욱 강화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수가 바닥조짐을 보이고 있고 수출경기 둔화가 생각만큼 심각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지수가 전고점을 넘어 연말까지 1,000포인트를 돌파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JP모건의 아시아 수석전략가 아드리안 모와트는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후 정부대책까지 나올 경우 추가 랠리가 가능할 것이며 단기적으로 외국인들이 한국에 몰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앞서 UBS증권도 한국의 소비경기가 개선되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며 한국에 대한 투자비중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토종들은 "펀더멘털 악화 우려"=
그러나 정작 국내 토종 증권사들은 금리인하 효과에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임송학 교보증권 이사는 “외국인들은 미리 금리인하를 감지한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증시에는 그 기대감이 3분의2 정도가 이미 반영됐다”면서 “이 같은 기대감이 실제 경기회복으로 이어질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선진국 및 IT경기가 이제서야 정점을 지나고 있어 시기상 주가상승에 대한 큰 기대를 갖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증권 역시 “금리인하는 내수부진과 고유가, 수출경기 둔화 때문”이라면서 경기부양 기대감보다는 금리인하를 내리게 된 원인에 초점을 맞췄다. 오현석 삼성증권 과장은 “유가상승과 D램 가격 하락, 기업들의 이익 모멘텀 둔화 등 제반 펀더멘털 변수는 더욱 악화되는 상황”이라면서 “최근 한국증시의 독자적 상승세는 역설적으로 가격 메리트가 희석됨을 의미하므로 디커플링 장세는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co.kr
입력시간 : 2004-08-17 18: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