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국민추천포상, 이 시대의 진짜 영웅] <1>한파 녹인 54인의 이웃사랑

이웃사랑 실천 슈퍼 히어로 한자리에

'제주의 목자' 맥그린치 신부… 의료봉사 힘쓴 강원희 원장 등

19일 靑서 훈포장·표창 받아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오후 청와대 충무실에서 열린 제4기 국민추천포상 수여식에서 어렵게 모은 재산을 기부한 위안부 피해 김군자 할머니에게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여한 뒤 축하인사를 건네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오후 청와대 충무실에서는 아주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밖은 연일 이어진 한파로 꽁꽁 얼어붙었지만 행사장의 온기는 그 어느 때보다 따뜻했다. 평생 동안 이웃사랑을 실천해 온 '숨은 영웅'들이 공로를 인정받아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이날 열린 제4기 국민추천포상 수여식에는 60년간 제주 주민을 위해 헌신해 온 패트릭 제임스 맥그린치(86·한국명 임피제) 신부가 최고상인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30년간 네팔 등 해외 오지에서 의료봉사한 '히말라야의 슈바이처'로 불리는 강원희(78) 원장과 평생 모은 전 재산 1억2,000만원을 기부한 위안부 피해 할머니인 김군자(88)씨는 각각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상했다. 또 사고로 숨진 아들 모교에 73억원을 기부한 '목장 할머니' 문숙(90)씨가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은 것을 비롯해 대통령 표창과 국무총리 표창, 행정자치부 장관 표창 등 모두 54명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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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날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은 맥그린치 신부는 지난 1961년 제주에 '성이시돌 목장'을 만들어 돼지·양· 소·말을 키워 제주도 축산업 발전의 기틀을 마련하고 제주 최초의 신용협동조합을 설립해 가난한 주민의 자립을 위해 애써왔다. 또 1970년에는 성이시돌의원을 개원해 환자를 돌보고 2002년부터는 호스피스 병원으로 전환해 지금까지 747명을 무료로 돌보는 등 '제주의 목자'로 일컬어지고 있다.

맥그린치 신부는 "한국에는 종교나 신분, 재력에 상관없이 모두 인간적인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돕는 호스피스 서비스가 너무 부족하다"며 "앞으로 고통스럽게 죽음을 기다리는 말기 암 환자를 위한 호스피스 병원에 보다 많은 관심이 쏟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네팔에서 한·네팔 친선병원 진료원장으로 일하고 있는 강 원장도 이웃사랑의 표본으로 꼽혔다. 강 원장은 49세에 부인과 함께 네팔로 이주해 현지에서 해발 7,000m 이상의 산간 오지 무의촌 지역을 1,000회 이상 방문 진료하는 등 헌신적으로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다. 경기도 광주 '나눔의집'에서 생활 중인 김군자 할머니도 위안부 피해자에게 지급된 정부지원금과 평생 모은 본인 재산 등 1억2,000만원을 장학금과 요양시설 건립비용 등으로 기부해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

행정자치부가 선정한 올해 국민추천 포상에는 일상 속에서 따뜻한 기부와 사회공헌 활동을 해온 544건의 사례가 접수돼 심사를 거쳐 정부 훈포장과 표창이 수여됐다. 서울경제신문은 연말을 맞아 기부와 사회공헌 문화 확산을 위해 올해 국민추천 포상 수상자들의 이야기를 5회에 거쳐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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