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빚더미 의사 급증 … 폐업·개인회생 신청 잇따라

경쟁 치열해지자 수입 뚝

3년새 폐업 20%나 늘고 개인회생도 전체 39% 차지


빚더미에 올라 결국 병원을 폐업하고 법원에 개인회생까지 신청하는 의사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법조계와 금융권 등에 따르면 최근 3년새 문을 닫은 병원은 20%나 늘었고, 은행대출 1순위로 우대 받던 의사 직군에 대한 대출 심사도 예전보다 까다로워졌다.


병원 폐업이 급증한 이유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입이 줄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병원을 비롯한 전체 요양기관의 폐업은 2012년 5,583개로, 2009년(4,652개)보다 931개(20.0%)가 늘었다. 이 가운데 이른바 '동네 병원'인 의원·치과의원·한의원 폐업이 2,857개에서 3,359개로 502개(17.6%) 늘었다. 특히 치과의원의 폐업 증가율은 32.8%에 달했다.

일반의원의 폐업을 지역별로 보면 울산이 14개에서 40개로 약 3배가 늘었고, 서울이 399개에서 496개로 97개(24.3%) 증가했다.


일반의원의 경우 원장이 연평균 1억3,000만원을 벌지만 병원 경영에선 한 해 2,000만원 이상의 적자를 내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들 의원의 평균 적자는 2010년 1,290만원에서 2012년 2,460만원으로 두 배가 됐다. 원장 수입은 1억2,700만원에서 1억3,100만원으로 400만원(3.1%) 늘었다. 수입은 증가했지만 적자가 늘어나면서 경영난이 심화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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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도 경영난을 가중시킨 요소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4분기 전체 가구의 보건의료비 지출액은 월평균 17만1,483원으로 1년 전보다 2.9%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의사들의 개인회생 신청 건수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담당 지역(인천·수원·춘천을 제외한 수도권·강원도)의 개인회생 신청은 지난 5년간 1,145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직업별 개인회생 신청자는 의사가 207건으로 전체 2위였고, 한의사가 130명으로 4위, 치과의사가 112명으로 5위를 기록했다.

의사·한의사·치과의사를 합치면 449명으로 전체 개인회생 신청자의 39.2%에 이른다.

경영난에도 불구하고 신규 개업하는 병원 수가 증가하면서 개인회생 신청 건수는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2년 기준 신규 개업한 병·의원 수는 2,263개로 3년 전인 2009년 신규 개업한 병원 1,679개보다 584개(34.7%)가 늘었다.

의사들의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은행들 역시 병·의원의 재정 악화와 파산 위험을 반영해 대출 심사를 까다롭게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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