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시승기] 기아차 'K5 하이브리드'

연비 리터당 22km 씽씽… 가속력은 아쉬워


기름값이 리터당 2,000원대에서 요지부동인 고유가시대가 계속되면서 이제 연비는 더 이상 자동차의 충분조건이 아닌 필요조건이 됐다. 자연스레 그동안 '얼마나 더 빠르고 힘차게 달릴 수 있는가'에 쏠려있던 소비자의 관심도 이젠 '얼마나 더 멀리 달릴 수 있는가'로 옮겨가고 있다. 이에 맞춰 국내에서도 기아자동차가 지난 16일 중형세단 'K5'의 하이브리드 버전을 내놓았다. 지난해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기아차의 부활을 이끈 일등공신인 K5에 '고연비'까지 더해졌으니 당연히 소비자들의 관심은 높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최근 K5 가솔린 모델을 계약했던 고객들 가운데 상당수가 K5 하이브리드로 갈아타고 있다는 후문이다. K5 하이브리드는 사실 겉만 봐서는 기존 가솔린 모델과 쉽게 구별하기 힘들다. 이미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그 우수성을 입증 받은 K5의 디자인에 굳이 손댈 필요가 없기 때문. 단지 차이점이라면 스포티한 감각을 높이기 위해 차량 뒷부분에 스포일러가 새로 장착됐고 헤드램프와 리어램프의 디자인이 약간 바뀐 정도다. 차량성능은 가솔린 모델에 비해 어떻게 바뀌었을지 기대를 품고 운전석에 앉았다. 시동버튼을 누르자 역시 시속 20km미만에서는 전기모터로만 작동하는 '하이브리드카'답게 아무런 소음도 들리지 않는다. 때문에 보행자가 차량의 접근을 인지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가상 엔진 사운드 시스템'이 장착됐다. 시승구간은 일산 킨텍스를 출발해 임진각 평화누리를 오가는 왕복 80km 코스. 이번 시승은 어디까지나 연비 테스트에 초점을 맞췄다. 과연 이 차의 공인연비인 리터당 21km가 실제로 가능한 숫자인지 알아보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평소 습관처럼 몸에 배어있던 급출발이나 급가속, 급제동은 최대한 자제했다. 주행속도 역시 시종일관 최적의 연비를 발휘할 수 있는 시속 60~70km를 유지했다. 질주본능의 유혹을 뿌리치고 꿋꿋이 경제운전을 한 끝에 목적지에 도착했다. 계기판에 찍힌 연비는 리터당 22.9km. 공인연비보다도 약 2km 가량 높은 수치였다. 하지만 정체와 서행을 반복하는 도심주행에서도 과연 이러한 연비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임진각에서 다시 킨텍스로 돌아오는 길에는 주행성능을 시험해봤다. 가속페달을 밟기 시작하자 시속 180km까지도 무리 없이 치고 나갔다. 다만 시속 120km를 넘어가면서부터 들리기 시작한 소음은 귀에 거슬렸다. 기존 가솔린 모델보다 한 박자 뒤쳐지는 가속력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아무래도 연비 효율성의 극대화에 중점을 둔 하이브리드카의 본질에 충실하다보니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킨텍스에 도착해 다시 확인한 연비는 15.7km. 하이브리드카의 고연비를 몸소 느끼고 싶다면 무엇보다 경제운전 습관부터 길러야 할 것 같다. 가격은 130만원의 세제혜택을 반영해 2,925만~3,195만원. 기존 가솔린 모델 대비 최고 370만원 가량 비싸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