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큰손들, 원금보장 ELS·고수익 채권 사들여

8월 폭락장 이후 포트폴리오 교체 두드러져…변동성 줄인 상품 투자 늘어<br>여유자금 풍부한 투자자들은 일부 주식 저가 매수 나서기도


“고수익 채권(하이일드채권)이나 원금보장 주가연계증권(ELS) 등을 찾는 고객들이 부쩍 많아졌습니다. ”(명노민 하나대투증권 영업부 부부장) “연간 7~8% 수익을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는 상품 비중이 커지고 있습니다. 시장에 단기 대응 하기보다 근본적인 포트폴리오 구성을 고민하는 고객들이 많네요”(유직열 삼성증권 SNI 서울파이낸스센터 지점장)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증시 변동성이 일상화되면서 고액자산들의 관심이 ELS나 고수익 채권과 같은 중위험ㆍ중수익 상품으로 몰리고 있다. 18일 서울경제신문이 삼성ㆍ대우ㆍ한국ㆍ하나대투ㆍ신한금융ㆍ동양종금ㆍ미래에셋ㆍKBㆍㆍIBK 등 국내 10개 증권사 프라이빗 뱅커(PB)들을 대상으로 8월 이후 투자 포트폴리오 변화와 투자자의 관심 자산을 조사한 결과 고액자산과들은 ‘시중금리 혹은 물가 +알파’의 수익률을 추구하는 이 같은 상품군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성호 신한금융투자 명품PB센터 PB는 “인플레이션을 고려할 때 은행금리가 실질적으로 마이너스(-)인데다 유럽발 재정위기로 위험자산 투자도 곤란한 상황”이라며 “투자자들이 연간 7% 내외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글로벌 고수익채권과 같은 상품 투자를 통해 수익과 심리적 안정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의 안전 자산 선호 현상은 ELS의 원금보장형 선택 비율이 크게 높아진 데서도 나타났다. 동양종금증권에 따르면 국내 발행되는 ELS의 원금보장형 비율은 월별 기준으로 지난 1~7월 중 16~25% 수준이었지만 지난 8월과 10월은 각각 36%로 급증했다. 이환희 KB투자증권 압구정 PB센터 차장은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도 상대적으로 안정적 수익추구가 가능한 ELS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고액자산가들은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을 활용해 현금성 자산의 비중을 크게 늘려 놓은 다음 금융위기가 진정되는 시기를 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증시가 박스권 하단부를 향할 때마다 저가 매수에 주력하는 고액자산가들의 움직임도 포착됐다. 정재훈 동양종금증권 골드센터영업부 PB는 “올해 코스피 2,000선을 돌파할 때 주식 비중을 줄인 투자자들은 지수가 1800선 이하로 갈때는 다시 주식 매수에 나서기도 한다”며 “상장지수펀드(ETF)나 적립식펀드에 투자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고액자산가들은 올해 우리나라 첫 도입을 앞둔 헤지펀드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은 조심스럽다는 게 현장 PB들의 설명이다. 이환희 차장은 “시장중립형 상품에 대한 수요는 크지만 한국형 헤지펀드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게 없어 자산이 이동하는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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