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자동차보험 베끼기

박태준 기자<금융부>

“승용차요일제 참여 차량의 보험료를 할인해주면 온갖 유사상품이 쏟아져나올 겁니다. 상상을 초월한 상품이 현실화되면 자동차보험시장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지도 모릅니다.” 동양화재가 승용차요일제 참여 차량의 보험료 할인이 가능한 자동차보험을 개발했다는 기사가 보도된 직후 일부 손보사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말했다. 동양화재의 승용차요일제 참여 차량의 보험료 할인 특약은 운행을 하지 않기로 운전자가 정한 요일에 교통사고를 냈을 경우 담보 종목 중 ‘자기차량손해’와 ‘자기신체사고’에 대해서는 보상하지 않는 상품이다. 승용차요일제의 효과적인 지원을 위해 개발된 ‘승용차요일제 자동차보험’이 실제 판매되기도 전에 손보 업계가 ‘유사상품’을 걱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자동차보험의 가격경쟁이 치열했던 지난 2002년 10월, 그린화재가 틈새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방편으로 레저용 차량에 대한 보험료를 대폭 할인하는 전략을 폈다. 이 상품은 한동안 이 회사의 자동차보험 매출 증대에 한몫을 했다. 그러나 몇개월 지나지 않아 대형사를 중심으로 레저용 차량의 보험료 할인이 이어졌고 이제는 그린화재와 다른 손보사의 보험료에 차이가 없다. 신동아화재는 2004년 10월 보험기간 중 사고를 내지 않았을 경우 보험료 일부를 돌려주는 ‘카네이션자동차보험’을 출시했다. 비록 보험료를 추가로 더 내고 무사고였을 때 이를 돌려받는 단순한 형태였지만 안전운전에 대한 운전자들의 경각심을 높인다는 점이 부각돼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상품이 처음 출시됐을 때 특별한 장점이 없다고 폄훼했던 대부분의 손보사들이 최근 똑같은 상품을 개발, 판매를 앞두고 있다. 동양화재의 ‘승용차요일제 자동차보험’ 은 운행 일수를 제한하는 대신 보험사가 특정 담보에 대해서 보상하지 않는, 낯선 개념을 적용한 상품으로 논란의 여지가 많은 것은 물론이다. 보험개발원이 최근 이 상품에 대해 부적정 판정을 내린 것 역시 이런 이유에서였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손보사들의 일상처럼 돼버린 ‘자동차보험 베끼기’가 유사상품을 양산할 수 있다는 것을 보험개발원이나 금융 당국이 더욱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한다면 이는 지나친 상상일까.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