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계열사들의 홍보실이 연말로 다가서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연말 실적을 채우기 위한 실무 부서들의 홍보용 보도자료 청탁이 쇄도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CEO(최고경영자)들이 과다한 외부 노출을 꺼리고 있는 것과는 판이한 모습이다.삼성전자 관계자는 6일 "연말을 맞으면서 각 사업부별로 보도자료를 내 달라는 요청이 급증하고 있다"며 "일부 사업부에선 함량이 떨어지는 자료도 상당수 있어 거절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일반 소비자(엔드 유저)를 상대하는 디지털미디어와 생활가전 사업부의 경우엔 실무 부서들이 홍보실을 향해 경쟁적으로 보도 요청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에 따라 11월 들어서면서 거의 매일 2~3건의 보도 자료를 쏟아내고 있는 형편이다.
이 같은 상황은 연말 실적이 성과급과 인사 고과평가에 그대로 직결되기 때문. 삼성은 연말 실적에 따라 사업부별로 연봉의 최고 50%까지 PS(이익배분제)를 지급하고 있다.
사상 최대의 이익을 실현할 올해에는 직원들의 PS에 대한 기대치가 어느해보다 높은 상황이며, 사업부별 PS차이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른 관계자는 "올해에는 특히 사업부별 실적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는데다 일부 사업부의 경우 경쟁업체와의 각축이 심해지면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 같다"며 "'삼성'이란 이름이 언론에 지나치게 드러나는 것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라고 쓴 웃음을 지었다.
김영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