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부 나가노현에 위치한 온타케산의 화산 분출로 인한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온타케산은 27일 오전 11시 53분 굉음과 함께 분화하며 화산재를 대량 분출했다. 이때 분출된 화산재는 지상 10km 상공까지 치솟았으며 28일에도 나가노현과 기후현엔 화산재가 내릴 정도였다.
일본 재난 당국은 이번 분화로 지금까지 30여 명이 숨지고 40여 명이 중경상을 입는 등 7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29일 밝혔다.
온타케산의 분화는 2007년 3월 이후 7년 6개월만이다. 분화 당시 온타케산에는 수백여명의 등산객이 올라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구조작업이 시작되면서 산 정상 부근에서 31명이 이미 심장과 호흡이 멈춰 사실상 사망한 채로 발견됐었다.
이번 분화는 마그마가 아닌 수증기 폭발로 일어나면서 경보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아 등산객들의 피해가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기상청은 “화구에서 4km 정도 범위에서는 화산석이 날라 올 위험이 있고, 화산재가 바람을 타고 수십 km 밖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간신히 목숨을 건진 등산객들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돌비가 쏟아졌다”, “죽는 줄 알았다”며 긴박하고 참혹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17명으로 등산팀을 꾸려 산행에 나선 회사원 야마모토 미치오(54, 아이치현 거주)씨는 “근처에 화산재에 파묻힌 2명의 다리가 보였다”며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근 산장으로 재빨리 피신해 목숨을 건진 등산객들에게도 공포는 예외가 아니었다.
산장안으로 화산재와 함께 열풍이 불어 닥쳐 마치 사우나실 같은 폭염과도 싸워야 했다고 일부 생존자는 전했다. 죽음을 직감한 듯 가족에게 휴대전화로 메시지를 남기는 사람, 유서를 쓰는 사람도 있었다.
온타케산에서 산장을 운영하는 세코 후미오(67)씨는 아사히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옥도였다”며 참혹했던 상황을 전했다.
수색 및 구조작업에 나선 자위대원과 경찰 및 소방대원들도 사투를 벌여야 했다.
대원들은 28일 아침부터 고글과 마스크를 착용하고, 돌덩이가 날아올 것에 대비해 방탄 헬멧, 방탄 조끼까지 착용한 채로 구조작업을 진행했지만 유독가스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가스 때문에 의식불명자 후송 등에 어려움을 겪은 결국 수색대는 28일 오후 2시께 철수했고, 29일 아침 작업을 재개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