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지방 '훨훨' 수도권 '쩔쩔' … 분양시장 희비

<b>지방 '훨훨' 수도권 '쩔쩔' … 분양시장 희비</b><br>집값도 양극화… 지방 오르고 서울은 떨어져<br>전셋값은 수도권·지방 모두 두자릿수 급등<br>1~2인 가구 증가로 소형 인기·중대형 찬밥

올 한 해 부동산시장에 나타난 두드러진 특징은 양극화였다. 청약 열기를 타고 건물 밖까지 방문객이 줄지어 선 부산의 한 모델하우스(왼쪽)와 극심한 매매 침체와 가격하락을 겪었던 강남권 재건축단지 내 중개업소의 모습이 대비된다. /서울경제DB



올 한 해 부동산시장은 그 어느해보다 극심한 부침을 겪었다. 시장의 중심축이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옮겨간 것은 물론 전반적인 거래침체 속에 상품별로도 극명하게 대조된 양상을 띠었다. 특히 지난 1년간 부동산시장의 흐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현상은 '양극화'였다. 수도권 분양시장은 휘청거린 반면 지방 시장은 '대박' 행진을 이어갔다. 서울ㆍ신도시 등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좀처럼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지방은 5대 광역시뿐만 아니라 제주도까지 집값이 상승하며 대조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전셋값은 수도권과 지방 모두 두자릿수 급등했다. 수도권은 재건축ㆍ재개발시장의 하락세도 이어졌다. 부동산시장 침체와 유럽발 재정위기 등 악재가 더해지자 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면서 투자 수요가 실종됐다. 아파트 자산 가치 하락과 베이비부머의 임대 수요가 맞물려 도시형 생활주택과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올해 트렌드 중 하나다. 오피스텔의 임대주택 등록과 건설자금 지원 등을 골자로 하는 8ㆍ18대책이 나오면서 수익형 부동산의 공급은 더욱 늘어났다. 소형주택의 인기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속됐다. ◇지방 웃고 수도권은 울고= 분양시장은 지방을 중심으로 청약 흥행이 이어지면서 건설업체들의 신규공급이 눈에 띄게 늘어났지만 수도권은 부동산시장 침체의 여파를 이겨내지는 못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건설사들은 지방 15만1,092가구, 수도권 10만9,152가구 등 총 26만244가구를 내놓았다. 지방 분양은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7만5,164가구를 공급했지만 서울은 같은 기간 9,663가구 늘어나는 데 그쳤다. 3.3㎡당 평균 분양가도 지방은 6% 상승한 703만원을 기록한 반면 수도권은 9% 감소한 1,230만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지방은 봄부터 부산을 필두로 청약 성공이 이어지며 경남ㆍ충남ㆍ대전 등을 중심으로 분양 열풍이 빠르게 확산됐다. 올해 일반분양 가운데 평균 81.5대1, 최고 252대1로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곳도 부산의 '래미안해운대' 아파트였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보다 2% 상승했지만 수도권과 지방의 변동률 차이는 더욱 벌어졌다. 서울 지역의 아파트값은 지난해보다 1.6% 하락했다. 부동산시장의 '바로미터'라고 불리는 서울 강남권 재건축단지는 강남(-8.6%)과 강동(-6.9%), 송파구(-5.8%) 등에서 시세가 일제히 하락한 가운데 서초구만 0.6% 올랐다. 반면 지방 아파트값은 10.9%, 광역시는 7.6%가 각각 올라 상승률이 지난해의 두 배에 달했다. 전북은 14.9%의 상승률을 기록해 전국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올랐다. 이어 부산(13.9%)과 경남(13.4%), 광주(13.3%), 대전(12.9%), 강원(11.9%), 충북(11.5%) 등도 모두 두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채훈식 부동산1번지 실장은 "강원도 평창동계올림픽, 충청권의 과학비즈니스벨트 선정, 세종시 개발, 혁신도시 등 지역 개발호재도 지방분양 훈풍을 견인했다"고 말했다. ◇소형주택 인기, 중대형 아파트는 찬밥=양극화는 주택 규모에서도 극명하게 나타났다. 전용 85㎡ 초과 중대형으로 구성된 아파트는 미분양이 속출했지만 소형 아파트는 수십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당초 중대형 평형 위주로 구성됐던 아파트단지가 중소형으로 바뀌는 경우도 다반사다. 내년에 입주하는 아파트의 66%가 85㎡ 이하의 중소형이라는 점도 이 같은 주택 다운사이징 현상을 반영한다.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 등 소형 주택이 큰 인기를 누린 것도 같은 흐름으로 이해된다. 이 같은 '주택 다운사이징'은 최근 들어 1~2인 가구가 크게 증가하고 베이비부머 은퇴와 고령화가 본격화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집을 투자보다는 거주의 개념으로 인식하는 젊은층들은 굳이 비싼 금융비용을 들여서까지 중대형 아파트를 구입할 필요를 느끼지 않고 있는 것. 주택 투자자들이 시세차익을 노리고 아파트를 구입하기보다는 안정적인 월수입을 올릴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투자를 늘린 것도 소형주택의 인기에 한몫했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도 소형주택 브랜드를 앞다퉈 출시하고 주택 수요 다양화에 발빠르게 대응해왔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앞으로 새로 짓는 아파트는 중소형 쏠림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며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이 틈새시장으로 떠오르면서 공급 과잉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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