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소기업들이 동산(動産) 담보대출을 새로운 자금조달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4일 보도했다.
동산 담보대출은 상품 재고나 설비를 담보로 자금을 융통하는 대출방식이다.
금융청의 조사 결과 지난해 지방은행과 신용금고, 신용조합의 동산 담보대출 실적은 약 1,417억엔(1조8,300억여원)으로 전년도의 10배에 달했다.
대형 은행 가운데서도 미즈호은행 등이 동산 담보대출로 지난해까지 총 300억엔을 조달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말까지 동산을 담보로 대출된 금액이 총 1조엔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지방 은행이나 리스 회사도 부실채권화 위험을 줄이기 위해 동산 담보대출에 나서면서 중견 및 중소기업의 새로운 자금조달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동산 담보대출이 늘어난 원인은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금융기관들이 대출 심사를 엄격히 하는 데다 땅값이 하락해 부동산 담보 대출도 받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금융청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기업 자금조달이 어려워지고 있는 만큼 동산 담보대출이 올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동산 담보대출은 미국에서 대출 잔액의 총 20%를 차지할 정도로 일반적인 자금조달 방식으로 정착돼 있다. 일본의 경우 지난 2005년 일본정책투자은행과 상공조합중앙금고 등 정부계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도입되기 시작했으나 초창기에는 주로 농산물을 담보로 한 농업 생산법인에 대한 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최근 들어서야 대출 여건이 악화되면서 패션ㆍ가전제품 등으로 범위가 확장, 일반 기업의 이용도 증가하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