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중일 바둑 영웅전] 놓쳐 버린 수순 하나

제5보(67∼81)



흑67로 후퇴한 것은 어쩔 수 없다. 백68이 놓이자 흑의 요석 2점이 떨어져 나갔다. 강동윤이 혁혁한 전과를 올린 것이다. 백의 실리가 돋보이는 바둑이 되었다. 이세돌은 보복이라도 하듯이 흑69로 뛰어들었다. 흑77까지는 외길 수순이라고 볼 수 있다. "순식간에 집을 만회하는군. 이젠 집으로 흑이 나쁘지 않은 바둑 같은걸."(필자) "하지만 하변쪽에 백의 두터움이 조성되어서 형세는 백이 조금 앞선 바둑입니다."(윤현석) 복기 시간에 이세돌은 흑69의 침입이 성급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차라리 참고도1의 흑1로 막아두는 편이 나았던 것 같다는 의견이었다. 백이 2로 좌하귀를 지키면 흑3으로 어깨를 짚어 수습하면 긴 바둑이었다는 얘기였는데…. "하지만 실전 심리가 그렇게는 잘 두지 않게 되는 법이지요. 상변에서 흑이 당했기 때문에 좌하귀를 쳐들어가고 싶어지게 마련이지요."(윤현석) 강동윤은 좌하귀의 실리를 빼앗긴 것은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는 절호점인 백78을 얼른 두었는데…. "그 수가 경솔했어요."(윤현석) "경솔이라니? 아주 기분좋은 자리 같은데…."(필자) "절호점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 전에 하나 치러둘 수순이 있었어요."(윤현석) 참고도2의 백1로 하나 들여다보았어야 했다. 흑2로 받을 때 백3으로 두었어야 했다. 그랬더라면 백7 이하 11로 백의 호조였다. 이 들여다보는 수순 하나를 놓쳤기 때문에 강동윤은 급속도로 무너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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