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클린턴 재단 기부자 명단 공개 파문 확산

美와 외교적 이해관계 외국 정부·기업 대거 포함<br>힐러리 국무 임명땐 직무수행 중립성 장애 우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부인 힐러리 클린턴의 차기 국무장관 지명을 조건으로 공개한 클린턴 자선재단 기부자 명단을 둘러싼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20만명이 넘는 기부자 명단에 미국의 외교정책과 이해관계가 있는 외국 정부와 기업이 대거 포함돼 있어 힐러리가 국무장관에 임명되면 그의 직무수행의 중립성에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빌 클린턴의 복잡한 세계'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자선재단의 고액 기부자 명단에 포함된 나이지리아 출신 기업인 길버트 차고리와의 석연치 않은 관계를 대서특필했다. WSJ에 따르면 차고리는 클린턴 재단에 100만∼500만 달러를 기부한 고액 기부자중 한 사람으로 클린턴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던 1996년 막대한 선거자금을 제공했고 이후 클린턴이 대통령직을 떠나 있을 때도 수시로 거액의 연설료를 지불하는 등 막후 후원자로 활동해 왔다. 특히 1990년대 중반 나이지리아의 군사 독재자인 사니 아바차와 가깝게 지내면서 엄청난 이권사업에 개입했던 차고리의 과거 경력이 문제가 되고 있다. 차고리는 1998년 아바차가 사망한 뒤 스위스와 다른 유럽 국가들이 동결한 아바차의 은행계좌에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그는 또 막대한 석유 매장량을 가진 나이지리아 출신이지만 부모는 레바논계여서 이 지역의 종교ㆍ정치 지도자들과도 깊이 연결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프리카 지역의 영향력 있는 외교전문지인 '아프리카 컨피덴셜'의 패트릭 스미스 편집장은 "차고리는 아직도 나이지리아 권력의 핵심인사들과 깊은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그와 클린턴 전 대통령과의 관계는 힐러리 국무장관에게도 문제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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