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印 "해외자금 유치 통해 위기 돌파"

자국기업 외화차입 한도 상향조정 나서<br>외국인 예금자 금리 상한선도 높이기로


환율 급등, 경제성장률 하락 등 총체적 경제위기에 빠진 인도가 해외자금 유치를 통해 난국 타개에 나서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 보도했다. 인도 중앙은행인 인도준비은행(RBI)은 인도 기업들의 외화차입 한도를 상향 조정하기로 결정했으며, 외국인 예금자에 대한 금리 상한선도 높여 해외자금 유치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또 인도 정부는 처음으로 외국 연기금의 진입을 허용한데 이어, 소매유통업체의 외국인 지분율을 확대하는 등 외국인직접투자(FDI)에 대한 규제 완화계획을 발표했다. 그동안 인도 소매유통시장은 글로벌업체들이 현지업체와 합작기업을 설립할 경우 51% 미만의 지분만 보유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51% 이상 보유해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야당에서는 이 같은 방침이 소상인들의 생활기반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반발하고 있지만, 인도 정부는 정체에 놓인 경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FDI 유치 확대가 필수적이라고 보고 밀어부칠 전망이다. 이날 인도 통계청이 발표한 3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9%를 기록, 지난 2009년 2ㆍ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모건스탠리는 "인도 중앙은행이 물가 안정을 위해 잇따라 기준금리를 인상한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인도 경제는 국가부채 증가, 고질적인 인플레이션, 인프라 확충 부진 등의 영향으로 고전을 하고 있다. WSJ은 "인도의 민간 소비나 기업 투자 수준은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금리를 내려야 할 정도로 악화됐음에도 불구하고, 물가상승률이 10%에 육박해 위험 수위에 도달한 만큼 금리를 계속 올릴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불안한 경제상황을 반영해 인도 루피화 가치도 급락하면서 올들어 아시아 통화 가운데 가장 약세를 보이고 있다. 루피화는 지난 8월 이후 15% 급락해 29일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당 52.01루피에 거래돼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루피화 가치 하락은 석유, 식품 등 수입품의 가격 급등을 불러 인플레이션을 가속화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석유 수입가격이 상승하자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등 통화가치 하락으로 정부 지출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정부는 국채발행을 늘려야 하며 이는 조달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스탠더드 차터드의 이코노미스트 차크라보티는 "이 같은 상황은 인도의 국가 신용등급 강등으로 이어지고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인도는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와 S&P로부터 간신히 투자등급을 부여받은 상태며, 한 단계만 내려가도 곧바로 투기등급으로 내려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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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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