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ELS 매도 물량 폭탄 '경고등'

주가 급락으로 종목형 ELS 헤지물량 나올 가능성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증시가 급락하는 가운데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등 주가연계증권(ELS) 기초자산으로 주로 활용되는 종목들이 연중 최저가를 다시 기록하면서 헤지용 매도 물량 출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중공업은 전날보다 8.93% 떨어진 2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5일 연중 최저치를 갱신한 이후 등락을 거듭하다 6거래일 만에 최저가를 다시 쓴 것이다. 현대중공업과 포스코, 하나금융지주 등도 이날 일제히 주가가 연중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ELS의 기초자산으로 주로 활용되는 이 종목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해당 ELS 발행사들이 헤지를 위해 보유하고 있던 물량을 시장에 내다 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ELS의 상품구조 상 만기에 투자자들에게 약속된 수익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기초자산이 과도하게 떨어질 경우 보유 주식을 처분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현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ELS 기초자산으로 사용된 종목들이 전저점을 이탈해 낙폭이 커지면 커질수록 녹인(Knock-In)배리어(ELS의 원금 손실 발생 가능성이 생기는 구간)에 접근하게 된다”며 “이에 따라 ELS 관련 종목의 매도 물량이 증가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IBK투자증권은 POSCO,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을 주가 하락에 따른 매도 물량 출회 가능 종목으로 꼽았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POSCO의 주가가 53만~57만원에 설정된 ELS 규모는 약 2,100억원, 현대중공업의 경우 44만~50만원에 설정된 ELS 규모가 약 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삼성중공업은 주가 4만4,000원 이상에서 발행된 ELS가 470억원 규모, KB금융지주의 경우 5만3,000원 이상 발행 물량이 1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POSCO와 현대중공업의 주가는 각각 36만2,000원, 26만6,000원을 기록해 ELS 설정 당시 주가의 절반 수준에 근접했다. ELS들의 녹인 배리어가 상품별로 최초 주가의 45~55% 선에 설정돼 있기 때문에 이들 종목의 주가 ‘반토막’위협은 헤지물량 부담으로 직결되는 것이다. 다만 ELS 기초자산의 주가가 녹인 배리어에 접근하더라도 설정규모와 만기에 따라 실제 발행사의 헤지물량이 나오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종목별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현대중공업이나 삼성중공업의 경우 설정 시기가 대부분 올해로 평균 ELS 만기가 3년 정도임을 고려할 때 아직 시간적인 여유가 많아 발행사들이 헤지를 위한 매도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가 급락에 따른 ELS 헤지 매도 물량 부담이 있는 건 맞지만 주가 수준 별 ELS 발행량과 만기까지 남은 기간 등 여러 요소가 함께 작용한다”며 “최근 금융감독당국에서도 녹인에 따른 주가 하락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밝힌 만큼 크게 염려할 일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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