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은 특별검사를 착수하게 된 배경의 하나로 급증하는 단기외채를 꼽고 있다. 단기외채가 늘고 있는 것은 곧 투기세력이 준동하고 있다는 징표라는 뜻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비거주자들은 지난 1ㆍ4분기 중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113억4,000만달러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지난해 4ㆍ4분기에는 8억2,000만달러 순매수였는데 단순히 매도로 돌아선 것이 아니라 매도폭이 120억달러 이상으로 폭증한 것이다.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NDF 순매도분 대부분을 국내은행이 받아줬고 이는 그대로 단기외채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외채 증가속도가 빠른 부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의 통계를 보면 지난달 한국씨티ㆍSC제일은행을 제외한 국내은행들의 단기차입 차환율은 121.6%로 올 들어 처음으로 100%를 넘었다. 4월 이후 만기도래하는 자금을 위해 은행들이 미리 달러를 조달해놓은 셈이다. 올 들어 단기외채가 급증한 직접적인 이유는 이처럼 NDF 매도가 크게 늘어난 데 있다. 펀더멘털이 튼튼해지고 원화가치가 상승하면서 역외 비거주자들이 NDF를 집중적으로 순매도해왔는데 이에 따른 역외 선물환 거래를 국내 외국환 은행들이 받아주면서 단기외채가 증가하고 환율도 지나치게 하락했다는 게 당국의 생각이다. 중동 리스크, 일본 대지진 등 대외변수로 환율 하락세가 주춤하다가 원ㆍ달러 환율 1,100원의 장벽이 무너진 뒤 시장심리가 급격히 아래로 쏠리면서 악순환이 반복됐다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외국인이 NDF를 매도하면 환율하락 압력으로 작용하면서 자연스럽게 환율 변동폭이 확대된다. 원화의 경우 2000년 이후 원ㆍ달러 환율 변동폭이 커지면서 역외 선물환 거래가 환율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로 급부상했다. 올 들어 조선사들의 선박수주가 크게 늘어나면서 이에 따른 환 헤지 수요가 상승해 선물환 매도물량이 증가한 것도 변수다. 당국은 다만 과거 매도물량의 만기도래분이 충분하고 환 헤지가 실물(선박)을 기반으로 발생하는 만큼 외환시장에 큰 부담이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자산운용사가 해외펀드를 판매하면서 발생시키는 환 헤지 수요도 있지만 과거에 비해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게 당국의 생각이다.